자취감춘 'MB맨'…금융권 CEO 교체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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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KB·NH농협금융 막바지 작업 '분주'

[서울파이낸스 채선희 문지훈기자]  MB정부 시절 선임된 금융권 CEO들의 인사 교체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최근 우리금융지주가 내부 인사를 회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 역시 후임자 물색에 속도를 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MB인사로 분류되던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과 신동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연이어 사임하면서 해당 금융지주사들은 차기 회장 선임 작업에 분주하다.

가장 먼저 우리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내부 출신인 이순우 우리은행장을 우리금융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 내달 1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최종 승인이 나면 선임 절차가 마무리 될 예정이다.

성균관대 출신인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는 조직 내부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바탕으로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할 적임자로 꼽혀왔다. 이 행장의 내정으로 금융권 안팎에서는 우리금융 민영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금융지주도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23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그램에 의한 후보군과 외부 헤드헌팅 업체로부터 추천받은 후보군 중 10명 가량을 2차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내부 출신으로는 임영록 KB금융지주 사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 김옥찬 국민은행부행장이 포함됐다. 외부인사는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남경우 전 KB선물 사장을 포함해 김석동·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 하영구 씨티금융지주 회장 겸 씨티은행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이거론됐다.

이중 내부출신 인사로는 임영록 사장과 민병덕 행장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외부에선 '검투사'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황영기 전 회장과 이동걸 전 부회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15일 마지막 MB인사로 분류되던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결국 사임하면서 NH농협도 회장선임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다. NH농협금융은 오는 27일 회장추천위원회가 회의를 열어 새 회장에 대한 선임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신동규 회장 사퇴로 농협중앙회와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일각에선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이 주변 인사를 선임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동규 회장은 사의를 표명하며 최원병 회장의 지나친 경영간섭을 배경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날 농협중앙회에서는 윤종일 전무이사, 김수공 농업경제대표이사 등 4명의 임원들이 줄사퇴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관련 금융권 안팎에서는 우리금융지주에 이어 KB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 역시 내부 인사가 중용될 가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는 새 정부의 인사정책과도 일맥상통한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지주 인사의 경우 외부 인사가 회장이 되는 것을 당연시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일부 조성돼 있는 게 사실"이라며 "내부의 승진을 원칙으로 하는 게 금융권에 올바른 지배구조가 정착될 수 있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회추위 자체도 인사의 공정성을 가진 인물들로 구성되지 않았다"며 "이 기회에 별정직처럼 임용하는 분위기를 지양하고 객관적인 자료에 의한 평가방법이나 선거, 선발 등의 기준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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