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이순우號, '원톱' 체제로 민영화 가속도
우리금융 이순우號, '원톱' 체제로 민영화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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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은행장 겸임…잠정중단 사업도 재시동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이순우 우리은행장이 우리금융지주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면서 그동안 지연됐던 우리금융의 주요 사업을 비롯해 민영화 등 당면 과제를 원활히 풀어낼 수 있을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기존 은행장이 회장직을 겸직한다는 점에서 우리금융 최대 핵심현안인 민영화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3일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이순우 우리은행장을 우리금융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 이 행장 선임에 따라 우리금융은 민영화를 비롯해 금호종금 자회사 편입, 미국 LA한미은행 인수, 우리아비바생명 지분 인수 등 지연됐던 사업들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되는 부분은 우리금융 민영화다. 금융당국이 내달 민영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인 데다 이 행장이 회장으로 취임하는 시기도 맞아떨어져 취임과 동시에 민영화 추진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지난 정부에서 매번 고배를 마셔야 했던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해 금융당국은 현재 일괄매각, 분할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하고 적합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이 행장은 당장 민영화 과정에서 노동조합과의 갈등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 행장은 현재 우리은행 노조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민영화 방식에 따라 노조가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이 행장의 우리금융 회장 및 은행장 겸직이 갈등의 소지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우리금융 측은 행장 공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업무 차질을 방지하고 내부 조직도 원만하게 추스르기 위해 이 행장의 회장직 겸직을 결정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을 비롯한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겸직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로 영업에 전념해야하는 상황인데 겸직으로 인한 업무 과중 때문에 영업력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민영화뿐만 아니라 잠정 중단 상태에 있던 금호종금 자회사 편입, 미국 LA한미은행 인수, 우리아비바생명 지분 인수 등의 사업들도 본격적으로 재추진되지만 앞길이 순탄치 않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해외 계열사인 우리아메리카뱅크의 낮은 경영평가 등급과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으로 미국 LA한미은행을 인수를 잠정 중단했다. 이팔성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으로 2010년 LA한미은행 지주사인 한미파이낸셜코퍼레이션(HAFC) 지분 51%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로부터 낮은 경영등급을 이유로 인수에 실패한 바 있다. 그러나 조만간 현지은행 인수·합병(M&A)이 가능한 2등급을 받을 것으로 알려져 인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그룹 내 계열사 간 시너지를 위해 추진중이던 금호종금 자회사 편입도 속도를 낸다. 우리금융은 금호종금 실권주 인수를 통해 30%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해야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 이사회로부터 1356억원 한도로 실권주 규모를 고려, 청약할 수 있도록 승인받은 상황에서 원하는 만큼 지분을 확보하려면 금호종금 주가가 낮을수록 유리하다. 이달 초 금호종금 주가가 1주당 997원까지 급등하면서 실권주 확보 실패에 대한 우려감이 존재했으나 이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아비바생명 지분 인수도 이 행장이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아비바그룹은 국내시장 철수를 결정하고 현재 우리금융에 47.3%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지만 희망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편, 우리금융은 오는 24일 이사회를 통해 이순우 행장의 회장 선임에 대한 안건을 임시주주총회에 상정한다. 임시주총은 내달 14일께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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