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강국 별명 '무색'
한국, IT강국 별명 '무색'
  • 남지연
  • 승인 2005.08.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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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IT 강국이라는 수식어가 부끄럽게 잇따른 전산 사고로 골치를 앓고 있다.

최근 은행권에선 인터넷뱅킹 해킹사고가 터져 보안관리에 허점을 드러냈으며, 증권사도 온라인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IT 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에서도 전산 장애가 발생해 근본적인 IT 자원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된다.

한편 지난 6월에 KT IDC의 전산이 다운되는 사고가 있었으며, 지난 9일에는 하나로 IDC에서도 전산장애가 발생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하나로 IDC는 이에 대해 항온항습장치 기기가 고장을 일으켜, 관련 서버가 가열됐던 것으로 문제를 파악했다.

하지만, IT 인프라의 하나라고 보는 데이터 센터의 이같은 변명은 구차하게 들릴 뿐이다. 역으로 말하면 이에 대한 관리만 더 철저했다면 이같은 전산 다운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항온항습장치 고장 하나로 수많은 기업들이 불편을 겪고 피해를 입은 것을 감안하면 결코 작은 사고가 아니기 때문이다.

좀더 아량을 베풀어 IT 전반적인 문제로 핵심을 돌린다면 IT 자원에 대한 투자이다. 금융권이나 여타 IT 기업들이 그렇듯 IT 사업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던 밀레니엄 시대에 시스템 및 서버들을 구축해 놓고 운영하는 상태.

하지만, 이들 시스템이 점차 감가상각되고 시설이 낙후돼 교체 시기가 도래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투자는 뒷받침되지 않고 있어 장애 발생율은 좀처럼 사그러지지 않는다는 것.

증권사를 비롯해 금융권도 주 전산 서버등을 하나씩 교체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대대적인 신 시스템 교체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IT기업 및 금융권이 장애시 비상 모의 훈련을 실시하며 빠른 복구 능력을 키워나가고 있지만, 이 또한 적은 투자의 문제점을 어떻게든 모면해보려는 임시방편밖에 될 수 없다.

반면, 이같은 투자 지원 문제에 대해 IDC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의 확대 차원에서 해석할 순 있지만 기기 낙후 및 장애발생과 관련해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개념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키도 한다. 비록 많은 돈을 들인 투자가 아니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IT 인프라를 더욱 견고히 할 수 있는 효과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근본적으로 IT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닫고 자만하지 않는 각계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제 한국은 전산을 빼놓고는 유지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업무와 일상이 컴퓨터화 되어 있다.

인터넷 가입자율이 세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그 질 또한 알아준다는 우리나라가 이같은 전산장애로 말못할 속앓이를 한다는 것은 어패가 있지 않은가. 한국이 IT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계속 유지해 나가기 위해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관련 업계와 기관 및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lamanua@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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