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기준금리 인하 파장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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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각계 각층 엇갈린 반응…'환율전쟁 동참' 분석도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한국은행이 안팎의 예상과 달리 5월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하자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대규모 추경을 편성한 정부는 '환영'의 뜻을 표하고 있지만 금리인하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글로벌 환율전쟁에 동참했다는 해석도 잇따르고 있다. 

◇ "이자부담 완화" vs "부채확대 우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2.75%에서 2.5%로 7개월만에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각 시중은행들도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인하시기와 폭을 두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

통상적으로 대출금리보다는 예금금리가 선행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빠르면 내주부터 예금금리가 줄줄이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낮은 예금금리에 추가적인 금리인하로 이자생활자들의 고민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하우스푸어 등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다소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출금리의 경우 CD금리(시장에서 양도 가능한 정기예금증서)와 은행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 등 각 은행의 상황에 따라 하락폭이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

이와관련 일각에선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가계대출 증가폭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부동산시장에서는 4.1대책과 금리인하 효과가 맞물려 부동산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사업부 부동산전문위원은 "수요층의 가장 큰 부담이 됐던 금융비용이 줄어든 만큼 구매여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대출에 부담을 느낀 하우스푸어들에게 숨통을 열어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백 운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수준(0.25%p)이 크지 않기 때문에 가계의 부채 부담이 크게 완화되지도 규모를 크게 키우지도 않을 것"이라며 "그보다 예대금리 하락으로 인한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재계 즉각 "환영"…야권 "우려"

정치권의 반응도 크게 엇갈렸다. 일단 17조3000억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후 줄기차게 한은에 '금리인하'를 요구했던 정부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경기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추경의 효과를 극대화 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금리 인하가 기업의 투자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간 한국은행을 청개구리, (나무)늘보에 비교하고 세 차례나 노골적으로 금리인하 압박을 가했던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늦엇지만 다행"이라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 추경에다 한은의 금리 인하로 경제 회복에 속도가 붙으면서 소비심리 회복 기대감과 금리 인하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감소로 금융비용을 줄여 투자에 투자 적극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야당은 정부 및 여당의 금리인하 압박에 대해 "한은 독립성을 크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도를 넘어섰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일부 야당 의원들은 금리 인하로 인한 유동성 증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을 우려했다.

◇한국도 환율전쟁 동참?

주요 외신의 경우 한은의 '깜짝' 금리인하를 과거 어느 때보다 비중있게 다뤘다. 주요국의 양적완화와 잇따른 금리인하로 이른바 '환율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그간 환율전쟁과는 거리를 뒀던 한국도 결국 동참에 나섰다는 해석이 주를 이뤘다.

최근 세계 주요국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자국 통화의 강세를 막고 수출경쟁력 저하를 막아 경제활성화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일본의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저(低)가 심화되면서 국내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진행된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도 일본의 엔저 유도 정책을 막기 위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엔화 약세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급기야 엔·달러 환율은 4년만에 100엔대를 돌파해 거래되며 원·엔 환율 하락에 대한 당국의 경계감이 강화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 또한 미달러 강세와 당국 경계감 속 1100원대를 넘어선 채 거래되고 있다.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달러 환율은 미국 주요 경제지표의 개선과 일본은행의 통화완화정책 기조를 확인할 때마다 고점을 높여갈 전망"이라며 "엔·달러 환율이 고점을 높임에 따라 국내 수출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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