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슈랑스,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
홈슈랑스,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
  • 김주형
  • 승인 2005.08.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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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일색, 수요 한계...실적 급감
생보사 홈쇼핑 보험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나날이 인기를 더해가며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홈슈랑스가 최근 판매 실적이 급감하면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계절적 특수로 인한 일시적인 판매부진으로 보기에는 판매실적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각 사별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31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유래없는 성공을 거두며 확고한 신 판매채널로 자리매김한 홈슈랑스가 이젠 미운오리새끼로 변모하고 있다.
새로운 회계연도가 되면서 판매실적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

일부사들의 경우 전월에 비해 실적이 절반이상 떨어진 곳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홈슈랑스가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원인은 경쟁이 치열해 진데다 건강보험위주의 상품구성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홈쇼핑 보험판매가 실적이 점차 늘면서 인기를 더해가자 너도 나도 할 것없이 홈슈랑스 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심화 됐다는 것.

특히 홈슈랑스의 특성상 저가의 보험상품이 중심이니 만큼 각 사별로 보장내용이나 급부에서 큰 차이가 없는 건강보험위주로만 판매를 하다보니 더 이상 수요창출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각 사별 홈쇼핑 담당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특히 홈쇼핑 판매의 비중이 전체 수익에서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중소형사들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들은 일단 판매실적을 회복하기 위한 신상품 개발에 돌입했다.
건강보험 일색에서 탈피 고객들을 사로잡을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출시가 최우선시 돼야 한다는 판단때문이다.

신한생명의 경우 중도 환급형 종신보험을 출시해 8월부터 런칭할 예정이다. 계약자가 사망해야 보험금이 지급되는 기존 종신보험에서 벗어나 일정시기가 되면 중도에 찾아쓸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중도에 찾아쓰지 않을 경우 확정금리를 적용한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종신보험의 기본적인 보장은 가져가면서도 필요할 경우 중도에 보험금을 돌려 받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종신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며 “종신보험시장이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계약자를 기준으로 하면 가입자가 29%에 불과한데 이는 계약자가 죽어야 나오는 상품의 컨셉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동부생명 역시 9월을 목표로 신상품을 준비중이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리스크를 헷지하는 상품으로 입원이나 치료에 드는 비용을 나이가 들수록 높게 책정한다는 것.

사망보장을 60세 까지 하고 이후에 대해서는 사망보장을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질병 보장을 두배로 강화했다. 동부생명 상품 담당자는 “현재 책정된 치료비가 향후 몇십년이 지난뒤에도 동일하다면 물가를 감안할 때 계약자는 상당한 부담을 떠안을수도 있다”며 “세월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계약자가 나이를 먹을수록 치료비용도 높아지도록 한 독특한 상품이다”라고 말했다.

동양생명은 일찌감치 신상품을 출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여성들을 겨냥한 여자만세 보험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홈쇼핑시장에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삼성생명 역시 판매부진의 원인으로 획기적인 상품이 없다고 지적하고 10월을 목표로 신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판매부진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계절적 특수보다는 매력적인 상품구성이 없다는 점이 더욱 크다”며 “건강보험 일색인 현시장에서 탈피해 고객들을 눈길을 끌수 있는 획기적인 상품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대형 생보사들은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병원과 연계해 병원에서 즉시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등 고객중심의 서비스 제공을 앞세워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중소형사들은 대형사들의 이 같은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소형사 한 관계자는 “상품의 내용이나 보장이 다 비슷한 상황에서 브랜드파워를 가진 대형사가 차별화된 서비스를 시작하면 중소형사들은 상당히 영업력이 떨어질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실적이 떨어지고 있는 원인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홈쇼핑 자체가 충동적인 구매가 많다보니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중복계약으로 인한 청약 철회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즘 메인 시간대인 8시부터 11시까지 홈쇼핑 방송을 보면 심한 경우 5대홈쇼핑 모두 보험방송이 나오는 것을 볼수 있다”며 “최근 조사자료를 보면 홈쇼핑으로 보험을 체결한 계약자가 평균 2~3개 정도의 중복계약을 한 충동적인 구매자인 것으로 파악된 점을 고려해 볼 때 과당경쟁으로 판매가 부진해 진 면도 크다”고 지적했다.

생보사들 사이에서 효자노릇을 하던 홈슈랑스가 최근 미운오리새끼로 전략하면서 각 사별로 부진을 탈출할 대안마련에 분주하지만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김주형 기자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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