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스크에 日양적완화까지…금융시장 '캄캄'
北리스크에 日양적완화까지…금융시장 '캄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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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달러 환율, 3년8개월만에 97엔 넘어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북한 리스크에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여기에 일본의 공격적인 금융완화 여파로 엔저가 가속화되고, 이에따른 국내경기 우려가 제기되면서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제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2원 오른 1125.0원에 출발했다. 오후 1시32분 현재 환율은 1127.8원에 거래되며 유로존 우려로 고조됐던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월 네고물량(달러 매도)이 출회됐지만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환율은 상승폭을 키우는 모습이다. 현재 북한은 원자로 재가동, 개성공단 출입 금지 조치에 이어 동해안에 미사일을 이동하면서 발사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에 미국도 요격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가 단기적인 악재에 그칠 것이라는 판단이지만, 최근의 북한 리스크가 '학습효과'라는 말까지 낳았던 과거와는 달리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북한은 벼랑끝 전술을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협상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도발을 시도했다"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금융시장은 북한 리스크에 대해 '경제 외적인' 변수로 치부하려는 경향이 짙었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그러나 최근에는 북한의 공격 수위가 높아졌고 중국의 대북 억제력에 대한 의구심, 김정은 체제의 약한 정치적 타협 의지 등으로 인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듯 하다"고 분석했다.

정부 및 당국, 한국은행 등도 북한의 위협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날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과거 북한관련 사건 발생 시 금융시장 영향은 거의 없거나 일시적이었으나 최근 강도가 높아지면서 금융시장 영향이 단기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힌 것.

지속되고 있는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양적완화 정책도 환시 불확실성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행이 15년간 지속돼 온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하자 이날 달러당 엔화 환율은 200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97엔대를 돌파했다. 현재 원·달러 환율도 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함께 상승하는 모습이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현재 환시에는 상승재료가 너무 많다"며 "북한 리스크가 압도적으로 환시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과거와는 양상이 매우 달라 일회성으로 그치지는 않을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환율과 연동성이 매우 높은 국내 주식시장도 영향을 받아 좋지 않은 상황인데다 국내 CDS프리미엄 상승, 일본의 양적완화로 인한 엔저(低) 재개로 국내 경제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제 환율은 1130원선을 바라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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