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금융지주 회장 하마평 '무성',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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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우리금융 후임회장 '설왕설래'
고려대 '지고' 서강대 출신 '물망'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주요 금융공기업 기관장은 물론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인사태풍'이 예고된 가운데, 벌써부터 후임자에 대한 하마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MB정부 시절 '4대천왕'이라 불렸던 고대출신은 대거 물러나고 서강대 출신 인사들이 금융권 요직을 꿰차는 모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일 강만수 전 KDB금융지주 회장(겸 KDB산업은행장)은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이임식을 열고 공식 사임했다. 강만수 전 회장의 후임으로는 홍기택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가 내정됐다.

홍 내정자는 서강대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 격인 국가미래연구원,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출신이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철학을 같이할 수 있는 전문성 있는 인사를 강조한 점에 비춰 강 전 회장의 후임으로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등을 후보로 꼽아왔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교수 출신인 홍 내정자가 발탁되자 KDB금융은 물론 금융권에서도 '의외의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홍 내정자의 경우 과거 자신의 저서를 통해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비판한 바 있어 현 정부의 경제정책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날 강 전 회장의 사임과 동시에 후임 회장이 내정됨에 따라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거취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회장과 어 회장의 임기는 각각 내년 3월, 오는 7월로 현재까지 향후 거취에 대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미 이들 회장의 후임 인사에 대한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단 KDB금융 회장에 홍 교수가 내정됨에 따라 서강대 출신인 '서강학파'이자 국가미래연구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신 인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현 정부의 경제브레인으로 꼽히는 김광두 원장은 현재 국가미래연구원을 이끌고 있는 데다 서강학파 출신으로 한때 경제부총리 후보에도 오른 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서강바른금융인포럼 소속 멤버인 민유성 티스톤 회장과 이덕훈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도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민유성 회장은 서강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과거 우리금융지주 부회장과 산업은행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이덕훈 대표는 2011년 출범한 서강바른금융인포럼 주축 멤버로 1988년 상업·한일은행 합병추진위원회 부위원장, 대한투자신탁 사장을 거쳐 한빛은행장으로 선임됐다. 2004년까지 우리은행장을 맡았다.

다만 이덕훈 대표의 경우 과거 우리은행장 시절 우리금융 1기 회장인 윤병철 회장과의 갈등으로 심각한 내홍을 겪었다는 점에서 내부 부정적 기류도 감지된다.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도 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빈번히 거론되고 있다. 황 전 회장은 과거 우리금융 회장에 이어 경쟁사인 KB금융 회장직까지 올랐다. 과거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 파생상품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지만 소송을 통해 '부당한 징계'라는 판결을 이끌어내면서 금융권 복귀 가능성이 점쳐진다. 황 전 회장 본인도 금융권 복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내부 출신 인사가 각각 금융지주사 회장직에 오를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도 나온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정부 지분이 없어 외부인사가 등용될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인사태풍 조짐이 일면서 경영진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업무에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회장 후임자를 외부인사로 데려올 경우 향후 정권이 바뀌면 또 다시 같은 상황에 처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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