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최근 사의를 표명한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겸 KDB산업은행장)이 산은의 발전을 위해 기업공개(IPO)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다만 우리금융지주 인수와 관련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강만수 회장은 29일 KDB금융 주주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해외 사례를 보면 금융기관이 정부를 대주주로 두면서 정부의 신용을 업고 자율경영을 통해 발전하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며 "산은이 대주주로부터 증자를 받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시장에서 자금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증자도 못하고 IPO도 못하면 (산은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정부가 50%에 한 주를 더한 과반수만 가지고 시장을 통해 자금을 동원하는 방식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새 정부의 창조경제를 위해 이런 역할을 해줄 기관이 필요하며 이런 추세로 간다면 5년 뒤 산은이 한국 경제발전에 필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우리금융 인수 추진에 대한 의견도 개진했다. 그는 "산은의 다이렉트뱅킹과 우리은행의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상충된다"며 "정부가 정해야할 사안이지만 산은 입장에서는 소매금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후임 회장에 관한 질문에는 "논의할 당사자도 아니고 논의할 입장도 아니다"라며 언급을 피했다. 그는 "전투중에 사령관이 그만두고 싶다고 집으로 갈 수는 없지 않느냐"며 "후임 회장이 올 때까지 영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임기를 약 1년 남기고 떠나면서 가장 아쉬운 점으로 KDB금융대학의 성장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을 꼽았다. 강 회장은 "우리나라의 취업연령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강의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금융권 최초의 사내대학을 설립했다.

한편, KDB금융 회장직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강 회장의 후임이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강 회장의 후임으로는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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