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노사 '춘래불사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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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씨티銀 노조 투쟁 나서…국민銀 노사 '대립각'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은행권 노사관계가 쉽게 해빙기에 들어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으로의 편입이 확정됐으나 결과에 관계없이 투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며, 씨티은행은 사측의 노사합의 위반으로 내주 투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국민은행 역시 노사갈등이 표면화될 조짐이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중구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로비에서는 상장폐지를 반대하는 외환은행 노조의 격렬한 시위가 진행됐다. 주총이 열린 은행 4층 대강당에는 '상장폐지 어림없다·주식교환 결사반대' 등의 투쟁 현수막이 걸렸고 집회 현장을 방불케 하는 투쟁가도 연신 흘러나왔다.

하지만 주총 결과,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의 주식교환이 이뤄지며 외환은행은 상장폐지의 길을 걷게됐고 하나금융의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하지만 노조측은 "주총 결과에 관계없이 내주 대의원대회를 개최, 새로운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씨티은행 노조도 내주 투쟁에 돌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된 배경은 노사합의 위반과 하영구 씨티은행장의 5연임 반대라는 게 노조측 설명. 지난달 말 씨티은행 노조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시정조치 요구 공문을 접수했다. 은행측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급 승진을 제외해 노사합의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또한 노조측은 하 행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 "하 행장 재임기간 동안 은행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며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씨티은행 노조관계자는 "현재 사측과 매우 좋지 않은 분위기"라며 "다양한 형태의 투쟁을 검토 중이고 내주부터는 행동으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에서도 노사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이 KB금융지주의 일부 사외이사 선임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것. 지난달 지주측은 이사회를 통해 주총 안건을 확정, 이경재·배재욱 등 7명의 이사를 유임하고 김영과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신규 이사로 추천했다.

노조측은 주총 안건 중 배재욱 사외이사의 연임과 김영과 사외이사 신규 선임 문제,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에 대해 반대하고 있으며 주주들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아 오는 22일 주총에서 반대표를 행사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은행 노사도 있다. 은행권 최장기 파업이라는 오명을 썼던 SC은행이 그 주인공. 최근 노조가 제시한 은행권 최장기 정년 연장(62세)을 사측이 수용하면서 깊어졌던 갈등이 봉합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SC은행 노조관계자는 "근래 노사 양측이 영엄점 직원들의 근무환경이나 처우 개선문제 등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며 "사측이 노사합의 사항만 지켜주면 문제될 것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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