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금융투자업계, 日 사례 벤치마킹해야"
"위기의 금융투자업계, 日 사례 벤치마킹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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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최재연기자] 국내 금융투자업계가 위탁매매 위주의 사업을 탈피해 자산관리 영업과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수익성 악화에 따른 생존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제기됐다.

자본시장연구원과 노무라자본시장연구소는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공동세미나를 갖고 저성장·저금리 시대를 맞이해 한국 금융투자산업이 일본의 과거 사례로부터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최도준 노무라종합연구소 서울 소비재·금융컨설팅부문장은 "과거 일본의 사례를 비춰볼 때 국내 증권업계 불황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 증권업계가 시도했던 생존전략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증권사들이 나름대로 해외진출과 WM사업 강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장을 성도할만한 성과를 낸 사례가 드물고 세계적인 증권사와 비교해 여전히 경쟁력이 낮다"며 "일본 증권시장이나 타 업종과 비교했을 때 (국내 증권업계는)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선도 증권사가 없어 후발 주자의 역전 가능성 역시 상존한다"고 진단했다.

최 부문장은 국내 증권업계가 일본의 선행사례를 벤치마킹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시장환경변화 대응방안 수립과 리테일 자산관리 사업 강화, 세계화 전략 방향성 정립, 전문 특화영역 및 차별성 확보를 큰 틀로 제시했다.

실제, 우리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대우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은 일본 증권사 방문 및 전담 TF(테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전략적 업무 제휴를 통해 장기불황을 극복한 일본 증권 시장에 대해 벤치마킹을 시도하고 있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 연구위원은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보다 여전히 과거 노력의 과실을 현재 챙기고 있다"며 "이것이 고용과 투자 없는 성장으로 나타나 국내 경제 저성장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위원은 "버블 붕괴 이후 일본 가계 및 기업의 투자행태 변화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으나 단순한 모방은 실패의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에 대비한 자산운용업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개회사를 통해 "한국 경제 성장 잠재력이 지난 90년대 6%였던 것이 최근 3%까지 떨어졌다"며 "저금리·저성장·고령화 국면에 접어들어 금융업계의 수익성과 건전성은 악화되고 있고 가계대출 등으로 민간부문 역시 많은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권 원장는 "일본은 저성장 속에서 수익성 악화에 따른  생존전략으로 자산관리 영업중심으로 전환하고 해외  시장, 특히 성장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시장을 확대했다"며 "특히 중소형사는 온라인 중심, 자문형 중심으로 특화하는 등 위탁매매 위주의 한국 증권회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 여건이 과거 일본의 경험과 유사한만큼 일본의 위기극복 사례를 벤치마크해 자본시장의 건전한 성장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와타나베 겐이치 노무라자본시장연구소 이사장은 "한국이 저금리 시대를 맞이했다 하나 여전히 3%의 금리와 3% 전후의 성장률을 보유하고 있다"며 "빠른 결단력으로 발전해온 한국의 저력을 활용해 현재 직문한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성장할 지 노무라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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