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전세대란' 현실화 조짐
올 봄 '전세대란' 현실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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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율 55% 돌파…전셋값 시총 3조원 증가
"봄 이사철 단기수요 급증…상승세 지속될 듯"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지난해 말부터 우려됐던 '전세대란'이 현실화될 조짐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하락으로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전세가율)이 11년 만에 55%를 넘어서는 한편, 전국 아파트 전세 시가총액도 한 달 만에 3조원 이상 늘어났다.

지난 11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주택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1월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55.2%를 기록했다. 이는 2002년 12월(55.5%) 이후 11년 만으로, 2009년 1월 38.2%를 기록한 이래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월세화 현상으로 전세 매물이 크게 줄어드는데다 집값이 향후 오를 것이란 전망이 적어 집을 사지 않고 임대하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전세가율이 고공행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부동산팀장도 "전셋값은 급등한 반면 집값은 떨어지거나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전세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도 적은 만큼 매수수요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매매가 약세와 전셋값 강세 기조는 시가총액 변동으로 이어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시가총액은 1914조원으로 지난해 연말보다 2조225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전세 시총은 1203조원에서 1107조원으로, 한 달 만에 3조2800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전셋값 강세가 봄 이사철을 맞아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것이다. 봄철 신혼부부와 학군 등 이사수요가 집중되는 한편 재계약 물량도 집중돼 전세매물 품귀현상까지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전통적으로 학군 수요가 몰리는 서울 강남 대치동과 도곡동 아파트 단지에서는 설 연휴 전부터 수요 증가와 매물 부족으로 전셋값이 상승세를 보였다. 은마아파트 101㎡(공급면적) 전세는 3억2000만~3억5000만원에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8학군인 도곡동 아파트도 물건이 없어 연말대비 2000만~3000만원가량 뛰었다.

또한 서울의 월별 전세 재계약 도래물량이 2~3월에 집중된 것도 '전세대란'을 우려하게 만든다. △2월 1만1253건 △3월 1만952건 △4월 8955건 △5월 8396건 △6월 9103건 등이다.

아울러 입주물량이 감소하는 것도 전세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3월부터 5월까지 입주예정물량은 전년동기대비 27% 줄어든 2만7730가구다. 특히 서울의 신규 입주 아파트도 3547가구로, 전년(4385가구)대비 19.1%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증가로 건설사들이 신규 아파트 분양을 꺼려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양지영 팀장은 "4~5월까지 지속되던 봄 이사철이 학군 수요 등으로 2~3월로 당겨지는 추세여서 다음 달까지 단기 전세수요가 급증하고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도 "지난달 중순 이후 (전세시장이) 수도권 중심으로 소폭 상승세로 전환했다"며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맞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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