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전셋값, 매매가 상승 신호 아냐"
"치솟는 전셋값, 매매가 상승 신호 아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MG, ''12.4Q 부동산 모니터링 보고서' 발표
"가격 결정요인 달라…개연성 찾기 어렵다"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최근 부동산시장에서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상승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를 주택 매매가 상승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매매가와 전셋값 사이에 뚜렷한 개연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와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부동산시장 모니터링그룹(RMG)은 '2012년 4분기 부동산시장 모니터링 보고서 요약'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부동산시장에서는 매매가가 안정 또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전셋값은 상승해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일각에서는 임대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돼 매매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되고 있다.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줄어들면 주택 구매수요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RMG는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60% 등 일정 수치를 넘어서는 경우 매매가 상승으로 직결되는 것으로 전망하기 어렵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전셋값이 주로 현재의 주택시장을 반영하는 반면 매매가는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기대치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결정요인이 다르다는 것이다. 즉 전망이 낙관적이면 전셋값이 낮더라도 매매가가 오를 수 있고, 전망이 비관적일 경우에도 전셋값이 높아도 매매가가 낮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주연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박사는 "뿐만 아니라 미래 자본이득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다면 전셋값이 매매가와 같거나 더 높을 수도 있다"며 "실제로 현재 국지적으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RMG는 2002년 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10년간 전국·서울·6개 광역시의 주택 매매가, 전셋값 증가율을 변수 간 선후(先後)관계를 규명하는 '그랜저 인과관계' 모형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전국에선 주택 매매가가 오르면 한 달 뒤 전셋값이 상승하는 일반적인 인과관계가 나타났다.

이에 반해 서울과 6개 광역시에서는 주택 매매가와 전셋값 사이에 시차 없이 영향을 주고받았다. 전셋값 상승이 반드시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뜻이다.

유주연 박사는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주택 매매가 상승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며 "공급부족과 수요증가 등 매매시장 자체 요인 때문에 매매가가 오를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랜저 인과관계' 검증은 이전 시차 독립변수들이 종속변수를 예측하는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지를 알아보는 것으로, 한 변수의 변화가 시차를 두고 다른 변수에 영향을 주느냐를 살피는 모형이다.

한편 KDI와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은 지난해 3분기부터 100여명의 부동산시장 전문가로 구성된 RMG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존의 정략적 위주의 부동산시장 분석을 보완하기 위해 실무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정성적 분석에 초점을 두고 분기별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