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상품의 규격화…업계 '기대반 우려반'
보험상품의 규격화…업계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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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라이프·HSBC생명·KDB생명 등 출시
"경쟁력 충분"vs"가격 메리트 크지 않아"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보험사들이 보장내용과 기간을 선택할 수 있는 보험상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성공적으로 정착될지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는 보험내용과 지급조건 등을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ZERO'를 선보였다. 정기·암·5대성인질병·어린이보험 등 4개의 보장성상품으로, 보장기간은 10년과 20년 만기인 비갱신형 상품이다.

이 상품은 보장을 넓게 설정할 수 있도록 필요한 보장과 필수 기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성별과 나이가 같다면 동일한 보험 상품을 어느 채널에서 가입하든지 같은 가격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상품을 규격화했다.

최진환 현대라이프 대표는 "편의성과 체계화를 통해 전문가도 이해하기 어려운 보험상품을 고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며 "현재 보험상품들은 지나치게 복잡해 원치 않는 담보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분명 니즈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에 앞서 하나HSBC생명은 지난달 27일 필요한 보장만을 담아 보험료를 대폭 낮춘 정기보험 '(무)하나사랑담은정기보험(갱신형)'을 선보였다. 사망보험, 암, 뇌출혈, 급성심근경색 등 꼭 필요한 보장만을 담았으며, 보험가입 적격여부와 관계없이 종신보험으로 전환해 평생 사망보장이 가능하도록 선택할 수 있다.

앞서 KDB생명도 지난해말 저렴한 보험료의 인터넷보험을 선보였다. '(무)KDB인터넷 어린이보험, 정기보험, 암보험' 등 세 가지다. 상품들은 꼭 필요한 보장만 담았으며, 고객 스스로 보험을 설계할 수 있도록 간편한 구조로 돼 있다. 조재홍 KDB생명 사장은 "최저의 보험료로 최고의 보장을 받으려는 2030세대에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기존 특약으로만 보장받을 수 있었던 실손의료보험도 단독형으로 1일 출시됐다. 그동안 실손만 가입하려 해도  필요치 않는 주계약을 따로 들어야 해 보험료 부담을 가중시키는 단점을 없애 보험소외계층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규격화된 상품에 관심을 두는 것은 기존  통합보험과 달리 보험료가 싸다는 장점 때문이다. 통합보험의 경우 다양한 보장을 한데 묶어 판매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원치않는 담보에 가입해야하는 불편이 있다. 또 가입건수도 감소추세에 접어들며 인기도 시들어가고 있다. 
 
이와관련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단독형 상품의 경우 리스크를 주계약 위주로 단순화 했다는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상품에 대한 이해도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이는 상품가치를 인지한다는 것이므로 기존 보험사들이 가지고 있던 관행을 깨뜨리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라이프의 경우 현대카드의 성공 노하우와 영업조직을 이용해 기존 보험사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소비자에 대한 혜택을 확대한다면 성공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반면 가입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부정적 견해도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합보험 특약의 경우 가격이 저렴해 이를 없앤다 하더라도 보험료가 크게 낮아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동안 보험영업은 '폭넓은 보장'을 무기로 고객을 끌어모았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최근 보험소비자들은 보험상품 가입시 자신에게 필요한 보장, 담보만을 선별해 가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런 소비자 입장에서는 규격화된 보험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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