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대] '코스피 3000' 공약 지켜질까?
[박근혜 시대] '코스피 3000' 공약 지켜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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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도 3000 공약…대외 불확실성·저성장 걸림돌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18일 박근혜 새누리당 당시 후보는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당선 되면) 5년 내에 코스피 3000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공약(空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주식시장 펀더멘탈은 코스피 3000선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 수준에 근접하려면 산술적으로 시가총액이 1.5배 늘어야 하지만 주변 여건이 녹록치 않다는 것.

먼저 글로벌 경제를 보면 유럽발 재정위기 및 미국 재정절벽의 여파가 수년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 대외 불확실성은 국내 수출기업의 부진으로 이어진다.

또 대내적으로는 저성장 추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재 한국은행을 비롯해 국내 연구기관들은 내년 성장율을 3% 초반대로 예상하고 있지만, 노무라 2.5%, 메릴린치 2.8% 등 해외IB들의 전망은 더욱 비관적이다.

전례를 비춰보더라도 향후 5년내 3000선 달성은 힘들다는 지적이다. 지난 1994년 9월16일 코스피가 1000선을 기록한 이후 2010년 12월14일 2000선을 기록하기까지 16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경우 박근혜 정부는 임기 말인 2017년까지 7년만에 1000포인트를 끌어올려야 한다. 

이 때문에 주가지수가 대통령 후보의 공약으로 제시되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17대 대선 때도 이명박 대통령이 코스피 5000선을 공약한 후 3000선으로 제시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지수를 얼마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약은 나오지 않는다"며 "주가는 시장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향후 5년 이내 3000선 달성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내년 코스피전망을 보면 2200선까지 오르는 것으로 나온다"며 "현재 전망치처럼 한 해에 200포인트씩 오른다면 임기말 3000선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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