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말 금융지주 CEO 핵심사업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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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ING생명 인수…우리금융, 매트릭스 도입 '차질'

[서울파이낸스 이종용기자] 어윤대, 이팔성 등 국내 대형 금융지주 회장들이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핵심사업들이 좀처럼 추진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소위 'MB맨'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정권 말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에 시달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18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 5일 임시이사회를 열었지만 일부 사외이사들의 반대로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동안 어윤대 KB 회장은 영업 이익의 90%를 국민은행에 의존하는 그룹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기 위해 대형 보험사 인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반면 사외이사들은 ING생명의 인수가가 너무 비싸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에 KB금융은 지난 9월 ING생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가격 협상을 통해 인수가격을 2조2000억원까지 낮췄지만 사외이사들은 여전히 인수가격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규모 인수건의 경우 후일 책임소재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영진과 이사진이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팔성 회장도 우리금융 민영화가 번번이 좌초되면서 민영화를 대비한 체질개선으로 전략을 수정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현재 동남아시아 은행 인수와 함께 '매트릭스' 체제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고, 카드사 분사도 내년 1월을 목표로 추진 중이지만 우리은행 노조 등 내부 반발이 거세다.

앞서 이 회장이 직접 챙겼던 하우스푸어 대책 트러스트앤드리스백(신탁 후 임대)은 시장에서 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10월 말 신탁 후 임대 제도를 내놓았지만 실적이 전무한 것.

은행권 한 관계자는 "현 정부와 엮여 있는 CEO의 경우 정권 말 운신의 폭이 좁아지는 한계를 갖고 있다"며 "내년에는 금융권 환경이 더욱 어려울 수 있는 만큼 외부적 요인을 최대한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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