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증권사, 직원 급여 '깎고' 임원 급여 '늘고'
일부 증권사, 직원 급여 '깎고' 임원 급여 '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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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우리·한국·한화 등…신영·KDB대우는 '반대'

[서울파이낸스 최재연기자] 올 한해 업황 부진에 시달렸던 증권사들이 임직원 급여를 줄이는 등 잇따라 비용절감에 나선 가운데 일부 증권사가 임원급 급여를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직원들의 월급을 깎아 경영진의 배를 불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자본총계 기준 상위 21개 증권사 중 20개 증권사(대신증권은 지난해 공시오류로 제외)의 임원(등기이사) 1인당 평균 급여는 2억1784만원으로 지난해보다 4818만원(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3705만원으로 전년 대비 37만원(0.04%) 인하됐다.

▲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각사. 대신증권은 공시 오류로 집계에서 제외.

임원 급여가 준 곳은 총 12곳으로, 이 중 신한금융투자의 등기이사 1인당 평균 급여는 지난해 1억2000만원에서 올해 4500만원으로 62%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신영증권(61%)과 삼성증권(57%)이 뒤를 이었다.

직원의 급여가 인하된 10개 증권사의 경우 유진투자증권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지난해보다 37% 줄었으며 우리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은 각각 13%, 11%씩 감소했다.

반면 임직원 급여가 인상된 증권사도 있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등기이사 1인당 평균 급여가 지난해 9277만원에서 올해 2억1391만원으로 130% 증가했다. 하나대투증권은 51%, 우리투자증권은 48% 올랐다. 직원 급여가 인상된 10개 증권사의 경우 KB투자증권이 42%로 상승폭이 가장 컸으며 현대증권과 HMC투자증권이 각각 15%, 11%였다.

일부 증권사의 경우 직원급여는 줄었지만 임원 급여는 오히려 늘어 눈길을 끌었다.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올해 등기이사 급여가 전년 대비 51% 늘었으나 직원은 11% 깎였다. 우리투자증권은 임원과 직원의 급여가 각각 48% 증가, 13%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임원의 연봉은 39% 올렸지만 직원의 급여는 11% 줄였으며, 한화투자증권도 임원은 연봉을 14% 더 받는 대신 직원은 10% 봉급이 깎였다.

하나대투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등기이사로 등록된 3명 중 1명은 증권사가 아닌 그룹사에서 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1인 평균 급여액이 실질적인 수치보다 낮게 산정됐다"며 "결과적으로 올해 임원의 급여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성과급 이연제도에 따라 전년 임원의 성과급 일부가 올해 반영됐다"고 해명했다. 성과급 이연제는 경영진이 과도한 성과급을 쫓아 회사를 자주 이직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성과급을 최소 3년간 분할 지급하는 제도로 지난 2010년 1월 도입됐다.

반대로 임원 급여는 줄고 직원 급여는 인상된 증권사도 있었다. 올해 임원 급여가 전년 대비 62% 감소한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직원 급여는 반대로 4% 증가했다. 단, 그룹사 소속 임원들의 급여가 제외돼 평균급여가 크게 낮아진 측면이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신영증권도 임원 급여가 61% 줄고 직원 급여가 5% 늘었다. KDB대우증권과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교보증권 등도 유사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올해 임직원 보수가 가장 높은 증권사는 임원의 경우 삼성증권(3억9000만원), 직원의 경우 NH농협증권(5233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적은 보수를 기록한 임원은 신한금융투자(4500만원), 직원은 키움증권(2161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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