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카드사, 수수료율 개편 '신경전'
이통-카드사, 수수료율 개편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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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해지 불사" vs "원칙대로 처리"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수수료율 개편을 앞두고 카드사들과 이동통신사들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수수료율 협상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가맹점 해지도 불사하겠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이는 가운데, 카드사들은 '원칙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들은 최근 카드사들과 통신요금 수수료율 인상 여부와 인상 폭에 대한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이는 카드사들이 다음달 22일 시행되는 여신전문금융전문업법(여전법) 개정안에 따라 이통사들에게 기존보다 인상된 카드 수수료율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카드사별로 차이는 있으나 현재 통신요금 결제용 수수료율은 약 1.5%인데 2.5%로 올리겠다는 것이 카드사들의 입장이다. 개정 여전법은 대형가맹점(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우월적 지위 남용을 막기 위해 수수료율 하한선을 적격비용(합리적인 방식으로 계산된 비용)으로 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단 교통, 주유, 세금, 도시가스, 전기 등 서민 물가에 영향을 주는 부문의 가맹점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통신은 그대로 포함됐다.

이통사들은 통신의 경우 정부의 통제를 받는 공공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는 "현행 카드사의 통보대로 수수료율이 높아지면 통신업계는 연간 900억~1200억원의 카드수수료 비용이 늘어나 결국 소비자 혜택 축소나 통신요금 상승의 원인이 될 수밖에 없다"며 "통신요금이 인상되면 결국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국민 생활에 막대한 애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수수료율 인상은 정부가 제시한 기준안에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산출해 책정하고 있는 만큼 '원칙대로' 한다는 입장이다. 대형 가맹점의 압박에 휘둘릴 경우 예외사례가 늘어나 수수료율 체계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카드사들은 대형가맹점들과의 수수료 협상이 성사되더라도 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연간 8700억원의 수익감소가 불가피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지난 35년간 지속돼 왔던 카드수수료를 개편한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다"라며 "이번 수수료 개편이 업종보다는 가맹점을 위주로 개편한 만큼 가맹점간 수수료율 격차가 대폭 축소되는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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