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文후보 지지 선언 강행 배경은?
금융노조, 文후보 지지 선언 강행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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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지부 반대 '잡음'…정치세력화 '우려'

[서울파이낸스 서미선기자] 한국노총 산하 최대 산별노조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지지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민주통합당과의 정치적 연대가 주된 배경이라는 시각이 우세히지만 노조의 정치세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전날 중앙운영위원회를 열고 문 후보 지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금융노조는 전국 은행과 공공금융기관 노동자 9만6000여명으로 이뤄진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산별노조로, 지난 7월에는 민주통합당과 대선 승리를 위한 정책협력을 맺기도 했다. 

또 지난해 말 민주통합당 창당에 조직적으로 참여하기도 했으며, '정치세력화'를 올해 주요 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특히 금융노조는 그간 론스타 사태를 비롯해 농협 사업구조개편,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식 등을 놓고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이 때문에 문재인 후보에 대한 금융노조의 지지 선언은 새삼스러울 것 없는 이슈라는 해석도 있다.

현재 금융노조 측은 △금산분리 규제 강화 △비은행 지주회사의 비금융자회사 소유 금지 △사모펀드의 은행 소유 제한 △주기적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공공기관운영법 개정과 공공부문 노사관계 자율화 등 문 후보의 금융공약을 지지하고 있다.

이와함께 금융노조 김문호 위원장이 문 후보의 선대위 노동위원회 상황실장, 윤성현 부위원장이 대외협력팀장을 맡는 등 일찌감치 정치적 연대를 맺어온 것도 이번 지지 선언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대위의 이용득 노동위원장도 금융노조위원장 출신이다.

성낙조 금융노조 대변인은 "문 후보가 안 후보보다 노동계 입장을 잘 반영하고 있으나, 향후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면 단일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금융노조의 움직임에 대해 안팎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초 금융노조 측은 전날 문 후보 지지 안건이 '만장일치' 통과됐다고 밝혔으나, 회의 참석자들은 찬반이 팽팽했다고 전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는 지부도 있는데다, 지지선언 시기나 방식 역시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한 은행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정치권 이익에 휘둘리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며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 절차를 밟고 있는데 굳이 지금 선언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각 지부 이름을 빼고 김문호 위원장 명의로 지지 성명 채택이 합의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는 설명이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 12일에도 지부 대표자 회의를 열어 문 후보 지지 성명을 채택할 계획이었으나, 일부 지부 대표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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