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CP발행 의혹' 구자원 LIG그룹 회장 검찰 소환
'부당 CP발행 의혹' 구자원 LIG그룹 회장 검찰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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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LIG그룹의 부당 기업어음(CP)발행 의혹을 받고 있는 구자원 그룹 회장(77)이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이날 오전 9시4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구자원 회장은 "들어가서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라고 짧게 말한 뒤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구 회장의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42)과 차남 구본엽 LIG건설 전 부사장(40)을 소환해 LIG건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신청 계획을 알면서도 CP를 발행토록 지시했는지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두 아들에 대한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구 회장에게도 CP발행 경위를 보고받거나 지시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또 구 회장을 상대로 LIG건설의 부실을 막기 위해 계열사 자금을 부당 지원했는지, CP발행에 계열사를 동원하는 과정에서의 비자금 조성 여부 등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 일가가 검찰 조사를 받는 이유는 LIG건설이 지난 2011년 3월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에 CP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LIG건설은 지난해 2월28일부터 3월10일까지 총 242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한 후 10여일이 지난 21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구 회장 일가는 자금난에 시달릴 정도로 재무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CP를 발행해 고의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는 것이다.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LIG건설 CP 구입자들의 피해규모만 13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 회장이 앞서 LIG건설을 인수하면서 담보로 잡힌 주식을 법정관리 이전에 되찾을 목적으로 사기성 CP발행을 시도했는지 등에 대해 어느 정도 확인했으며 기업특성상 최고경영자 결정 없이는 대규모 CP발행이 어렵다고 판단, 오너 일가가 CP발행을 지시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구 회장은 비자금 조성 의혹과 분식회계 의혹, 두 아들의 개입 여부 등에 대해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두 아들은 19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이날 새벽 귀가했다. 이들 역시 "CP발행은 회사 실무진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라며 개입이나 지시 의혹을 부인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번 조사의 핵심인 CP발행 외에도 이전에 발행된 CP까지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CP발행 등으로 조성한 자금 가운데 일부가 구 회장 일가의 비자금으로 조성됐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구 회장이 출석할 무렵 LIG건설 관련 피해자 5~6명이 서울중앙지검 청사 현관에서 '구자원 회장을 즉각 구속 수사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LIG그룹은 LG 창업주 故 구인회 회장의 동생인 故 구철회 회장이 LG화재를 계열 분리시키면서 LG그룹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중견그룹으로, LIG손해보험이 주력 회사다. LIG그룹은 지난 2006년 건영, 2009년 한보건설을 각각 인수·합병하며 건설업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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