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거래기업 12% "한-일 갈등으로 피해"
일본 거래기업 12% "한-일 갈등으로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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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수입차·식품 등 '타격'
장기화 땐 65%가 피해 예상

[서울파이낸스 임현수기자] 한일관계 악화로 인해 관련 기업들의 피해가 아직까지는 크지 않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11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일본과 거래하는 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한일관계 변화의 산업계 영향과 대응과제 조사' 결과, 한일관계 악화로 교역차질과 매출감소 등의 피해를 입었는지를 묻자 응답기업의 12.0%가 '현재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고 88.0%는 '아직까지 피해가 없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관광업'이 28.6%, '일본수입차 딜러업' 25.8%, '식품업' 20.6%, '휴대전화·가전제조업'이 5.6%, '문화콘텐츠업'은 4.3%가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한일갈등이 장기화될 경우에는 64.7%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럴 경우에는 '관광업'의 83.3%, '일본수입차 딜러업'의 80.6%, '문화콘텐츠업'의 73.7%, '휴대전화·가전제조업'의 69.5%, '식품업'의 64.7%가 피해를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국내 관광업계가 일본인 단체관광 예약취소 등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내 3대 여행업체 A사의 사장은 "한일갈등이 발생한 광복절 이후 지난달 말까지 한국여행을 취소한 일본인 단체관광객이 300명에 육박한다"며 "9월 하순부터 시작되는 일본의 수학여행 특수가 실종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본여행에 나서는 한국관광객도 줄어들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해외여행상품을 판매중인 B사의 관계자는 "일본의 반한정서를 의식해 동남아나 중국쪽으로 발길을 돌리는 여행객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차 국내판매사인 C사도 울상이다. 지난달부터 내방객이 30% 감소했고 실제 계약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C사 관계자는 "2005년 다케시마의 날 제정, 2006년 일본교과서 독도표기 등 한일갈등이 발생할 때마다 매출에 타격을 받아왔다"며 "주위의 눈총 때문에 일본차 구입을 주저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흑초를 제조하는 식품업체 D사도 일본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현지 매출이 3분의 1로 급감하면서 일본 주문업체로부터 납품연기 요청을 받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D사 관계자는 "현 추세로면 주문량이 작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펼쳐온 한국의 유명 아이돌가수를 모델로 한 현지 마케팅도 최근 취소한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한일갈등이 일본기업의 한국 투자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OTRA와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등 투자관련 기관들은 "일본기업은 외교문제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편"이라며 "과거 한일관계 악화 때와 마찬가지로 최근 사태도 일본기업의 對韓투자에 별다른 악영향을 주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종갑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은 "과거사 및 영토문제와 관련한 갈등 때문에 한일 양국 모두 피해를 입고 있고 향후에도 재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정부는 피해기업에 대한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양국간 공존공영을 위해 일본측에서 전향적이고 성숙된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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