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해외진출, 소매금융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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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동포 중심에서 현지인 중심 전략 전환

[서울파이낸스 서미선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잇달아 해외 점포를 열며 새 수익원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해외 현지화 전략을 기존의 국내 대기업과 동포 중심 영업에서 현지 소매금융 확대로 전환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일본과 중국에 점포를 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하반기에 해외 점포를 신규 개점할 예정이다.

우선 국민은행은 도쿄지점에 이어 오사카에 일본 내 두 번째 지점을 냈다. 이번 지점 개설로 국민은행은 10개 국가에 14개 해외 네트워크를 갖게 됐으며, 올해 안으로 중국 현지법인과 북경 지점을 추가 개점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해외 점포의 경우 국내 기업과 교포에서 영업대상을 확대해 현지 고객 유치도 노리고 있다"며 "국민은행의 강점인 소매금융 노하우를 녹여내고 현지 직원을 채용하는 등 영업 인프라를 쌓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의 중국 현지법인인 하나은행유한공사는 지난 8일 광조우분행의 문을 열었다. 하반기에는 상해, 청도, 심양에 영업점을 추가로 개설해 연말까지 중국 내 영업점 수를 18개로 늘릴 예정이다.

하나은행 역시 현지화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 하나은행은 설립 초기부터 현지인 관리인을 채용해 전산개발 및 여신심사 현지화를 진행했으며, 현재 중국인 고객이 70%에 이른다.

신한은행은 내달 초 일본 현지법인인 SBJ 나고야지점을 개설하고, 하반기에 중국·일본·베트남 등지에서 5~6개 점포를 연다. 우리은행은 상반기에 중국 청두분행과 인도 첸나이지점을 개점한데 이어 올해 안으로 브라질 상파울루와 호주 시드니에도 점포를 낼 계획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해외진출을 강화하는 이유는 국내에서의 수익 창출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와 관련 최근 시중은행 임원들은 금융감독원에서 회의를 열고 현지화 전략 재검토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현지화 전략 영업 대상을 국내 대기업 및 동포에서 현지인으로 전환하는 것이 국내 은행에 유리하다고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 금융시장은 이미 포화상태고, 국내 기업과 교포를 대상으로 한 기존 현지화 전략은 시중은행 간 경쟁을 해외에서 반복하는 것"이라며 "현지 고객과 기업을 상대로 영업해야 향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감원이 지난 5월 발표한 '국내은행 해외진출 현황 및 현지화 지표 평가결과'를 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은행 84개 해외 점포의 현지화 지표는 4년째 3등급에 머물러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은행의 해외영업점 현지화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라며 "현지화 노력이 부족한 영업점은 본점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현지화 방안을 이행토록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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