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협, 월가 시위 이후 폭발적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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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브랜치 WOCCU 사무총장 일문일답
"정부주도 서민금융 지원은 '전시용' 불과"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개최되고 있는 세계신협협의회(WOCCU) 총회에서 브라이언 브랜치(Brian Branch) WOCCU 사무총장은 '신협의 존재가치의 재정립'을 통한 '새 도약의 철저한 준비'를 역설했다. 그가 내세우는 신협의 존재가치는 자선사업이나 이익을 위한 것도 아니며 조합원과 그 가족의 경제적 안정과 복지 확대에 있었다.

▲ 브라이언 브랜치 WOCCU 사무총장

이하는 브라이언 브랜치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세계신협협의회 총회를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개최하게 된 배경 및 의미는 무엇인가.
- 그단스크는 20년 전 부두노동자들에 의한 자유노조운동이 처음 일어나면서 신협운동도 같이 시작됐기 때문에 그 의미가 깊다. (개막식에 왔던)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도 자유노조 운동과 신협운동을 같이 했다. 이전에도 신협은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승인받아 등록한 지 올해로 20주년이다.
규모만 따졌을 때는 한국 신협보다 폴란드 신협이 훨씬 작지만, 몇 년 간 (협의회와) 교류했던 신협 가운데 상당히 성공적으로 정착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국가에서도 폴란드 신협에 연수를 요청하는 사례도 많다.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신협이 주목을 많이 받았는데 일시적인 현상은 아니었나?
- 작년 11월 ‘계좌이체의 날’ 이후 작년에만 130만 명 정도가 신협의 새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그리고 올해 1분기에만 67만 명이 추가로 가입했다. 신협의 지속적인 성장세로 봐도 될 것 같다. 사람들은 아직까지 씨티은행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같은 대형은행들에 대해 적대감이 남아있다. 그에 대한 반사이익을 놓고 현재 신협과 지방은행들이 경쟁하고 있다. 미국 신협의 경우 지점 설립이나 인터넷 뱅킹 쪽은 잘 돼 있지만 모바일 뱅킹이 취약해 이를 보강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 은행과는 다른 신협만의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까.

- 그것이 신협의 가장 큰 도전과제다. 대출이나 연금상품, 자동화기기 설치 등의 금융서비스나 상품제공에서 차별점을 두기는 어렵다. 대신 신협이 할 수 있는 건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므로, 조합원들에게 무엇이 필요한 지 정확하게 알고 맞추는 네트워킹이다.

가장 큰 문제는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서 사람들을 신협 안으로 들어오게 한 이후 이들을 어떻게 조합원으로 계속 유지하느냐다.

계좌이체의 날과 관련해서 중요한 의미 2가지를 부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시위를 주도했던 미국 시민들의 평균 연령이 35세의 젊은이들이었다는 것. 신협 조합원의 평균 연령은 48세다. 젊은 사람들이 신협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다른 점은 젊은 조합원이 증가했지만 모든 신협의 조합원이 늘어난 게 아니라,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다양한 서비스들을 제공한 신협에만 조합원이 늘었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동일한 서비스를 받되 정당한 대우를 해줄 수 있는 기관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것에서 (차별성을) 찾을 수 있다.

▲ 최근 한국에서도 신협의 자산이 빠르게 증가했다. 감독당국에서는 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규제를 강화하려 한다.

-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는 일정부분 필요하다고 본다. 적정 수준의 자본금을 유지하고 내부 통제 등으로 건전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신협의 가장 필요한 기본 사항이다. 신협에서 조합원들이 필요한 대출을 실행하는 등 조합원들이 원하는 것에 맞춰서 감독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작은 신협에서는 감사 보고나 준법감시 제도를 도입해 하는 것이 비용면에서 상당히 무리가 가고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특별히 자금세탁방지 등과 관련해 (협의회 차원에서) 국제기구에 요청해 신협의 부담 비용이 경감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자 하고 있다.

자산이 급격히 증가할 경우 특별히 자본금을 더 늘린다거나 유보이익을 증가시키는 방법이 있다. 바젤 3이 곧 적용되는데 이것과 관련해 신협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도록 협의중이다. 예를 들면 지난 바젤 2적용 시 조합 출자금이 부채 계정으로 잡히는 문제에 있어 조정에 나선 바 있다. (* 한국 신협은 바젤 3 적용대상 아님)

한국 신협의 경우 이러한 것들이 모두 전산화돼 있고, 중앙에서 총괄한다. 따라서 비용면에서 절감되는 것도 많고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 한국신협에 대한 평가는?
- 한국신협은 세계신협사에도 매우 이례적인 성공모델이다. 50년전 대부분의 저개발국가가 재정 지원을 요구하는데 비해 한국신협은 신협법 제정과 조합원교육을 위한 연수원 건립 등 신협의 인프라를 만드는데 주안점을 뒀다. 조합원교육 우선의 초창기 신협모토가 그 성공비결이었다고 본다. 현재는 한국의 IT 기술에 접목한 빠르고 안전한 전자금융시스템과 전국 신협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감독시스템이 매우 감명 깊었다. 신협중앙회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고 주효했다고 본다.

▲ 한국은 서민금융 지원이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정확한 정보가 없어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하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서민금융 지원활동은 '보이기 위한' 의도로 하는 정책일 가능성이 높다. 또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 결국은 부실이 커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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