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협력업체 직원, 신발·벨트 등에 숨겨 빼돌려
[서울파이낸스 임현수기자]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이 해외로 유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27일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김영종)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하고 있는 아몰레드 기술을 해외 경쟁업체 등에 넘긴 혐의로 협력업체 오보텍 한국지사 직원 A모 차장(36) 등 3명을 구속 기소하고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LCD보다 1000배 이상 응답속도가 빠른 아몰레드(AM-OLED) 제작 기술은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기법)'에 따라 첨단 국가핵심 산업기술로 지정돼 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수 차례 경기도 파주 소재 LG디스플레이의 공장, 사무실 등에 들어가 55인치 TV용 아몰레드(화이트올레드) 패널의 실물회로도 등을 USB에 복사한 뒤 신발, 벨트 등에 숨겨서 가지고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를 이스라엘 오보텍 본사 임원, 홍콩 소재 오보텍 산하 DAP사 직원, 중국 BOE, 대만 AUO 등 삼성과 LG의 경쟁업체 영업담당자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유출한 아몰레드 기술은 기술개발 투자비만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1조3800억원, LG디스플레이 1조270억원 등이 투입된 첨단 국가 핵심산업기술이다.
삼성과 LG는 아몰레드 기술과 관련한 시장 규모가 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피해회사는 물론 국가에 대한 신뢰마저 저버리고 국가 핵심기술을 유출한 것으로 한마디로 나라를 팔아먹는 행위와 같다"며 "아직 출시되지 않은 기술인 만큼 사회적 파장, 경제적 타격 등과 함께 디스플레이 시장의 지각변동마저 예상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오보텍 본사 차원의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해외지사 소속 직원들을 상대로 유출경로와 추가유출 여부를 계속 수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오보텍은 이스라엘에 본사를 두고 있는 LCD, 아몰레드 등 평판디스플레이패널에 대한 검사장비를 납품하는 업체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