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중금리 대출 출시?…저축은행들 "글쎄"
'10%대' 중금리 대출 출시?…저축은행들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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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주문에 업계 '시큰둥'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금융당국이 은행-저축은행간 연계영업을 허용키로 하면서 중금리 대출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기만 하다. 

27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열린 '저축은행 발전방향 모색을 위한 워크숍'에서 금융감독원은 10%대의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해 달라고 저축은행 업계에 주문했다. 금융위원회도 최근 은행과 저축은행간 연계영업을 허용하면서 내달부터 시중은행 창구에서 개인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중금리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안내할 수 있도록 했다.

연계영업이 허용되면 시중은행 창구에서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간접적으로 판매할 수 있어 저축은행 영업 기반은 그만큼 넓어지고 시중은행으로서도 당장 대출은 어렵지만 신용등급 중간층 고객들을 신규 수요로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는 중금리 상품의 정착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시중은행 기준으로 대출이 어려운 신용등급 5~6등급 고객을 단순하게 중금리 대출대상으로 분류하는 발상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

업계에서는 고객의 대출여부와 금리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고객의 신용등급이 아니라 '상환능력'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신용등급은 절대적인 변수가 아닌 보조수단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상품을 일률적으로 나누기 어려워 현실적으로 신용등급과 대출금리가 일대일로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은행권에서 대출이 안된다고 무조건 2금융에서 대출이 가능하지는 않다는 얘기다.

또 연계영업 허용에 따른 중금리 상품 출시는 시중은행을 계열사로 둔 금융지주계열 저축은행만 혜택을 볼 반쪽짜리 정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몇 푼 수수료를 챙기려고 비계열 저축은행 상품을 적극적으로 소개할 시중은행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심사를 할 때 신용등급은 하나의 보조수단일 뿐 절대적인 근거는 될 수 없다"며 "일단 당국의 정책에 따라 울겨 겨자먹기 식으로 따라갈 수 밖에 없겠지만 금리 인상요인을 낮출 수 있는 장기적인 방안이 없다면 실패가 불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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