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성재용·문지훈기자] 베이비부머들의 본격적인 은퇴로 호황을 기대했던 상가부동산 시장이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 주택들의 예기치 못한 선전에 투자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게다가 상가 부동산의 최대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단지 내 상가마저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공급하면서 지방시장은 더욱 침체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로 인한 자영업자 수 증가가 상가시장의 단비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반기를 기대했다.
◇ 소형주택 각광 등 악재로 '우울'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가시장의 올 상반기 공급량은 총 88건으로 지난해 4분기에 비해 크게 감소(-36%)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내수시장 침체와 중소건설사들의 법정관리 등 건설경기 악화가 상가 공급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상가부동산 전문가들은 최근 오피스텔 등 소형 주택들이 수익형부동산으로 각광받게 되며 상가시장의 거래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투자금 자체가 버겁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쏠린 영향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도 "과거 부동산시장 침체기에는 주택시장 과열이 꺾이면서 투자 수요가 상가로 옮기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유형별로는 단지 내 상가와 근린상가 등 전통적으로 공급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상가들의 공급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난 반면,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등 저층부 지원시설의 공급량은 크게 증가했다. 선종필 대표는 "전반적인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상황이지만 비교적 소액상품인 단지 내 상가나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상가에는 많은 관심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 신규분양 물량 중 약 89%가 수도권에서 공급되며 수도권 편중화도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규정 부동산114 센터장은 "지난해에는 LH 상가의 공급이 세종시 공급 등으로 지방물량 비중을 유지했지만 올 들어 서울 강남보금자리지구와 인천 영종하늘도시 등 수도권 택지지구에 집중적으로 공급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상가 임대차 수요 증가…역세권 '주목'
상가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상가시장을 비교적 밝게 전망했다. 베이비부머들의 본격적인 은퇴 등이 자영업자수의 증가에 따라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선종필 대표는 "실제 베이비부머들의 은퇴에 대한 영향이 크게 미치고 있다"며 "베이비부머들의 창업 등으로 인해 상가 임대차 부분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반면 실수요로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박대원 소장은 "베이비부머들의 은퇴로 창업이나 투자적 호기 등의 호재가 있지만 실수요로 옮겨질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도심 접근성이 좋아지고 있는 신규 역세권 주변 상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규정 센터장은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과 분당선 연장선이 개통을 앞두고 있어 유입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소비활동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무엇보다 강남을 지나기 때문에 입지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