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성재용·문지훈기자] 부동산시장 침체 때문에 수익형부동산으로 시선이 몰리며 올 상반기 오피스텔 분양시장은 뜻하지 않은 호황기를 맞았다. 반면 신규 물량 증가로 수익률은 하락해 오히려 된서리를 맞는 경우도 발생했다. 이에따라 하반기에는 수익률이 높은 지역이나 수요가 풍부한 지역으로 신규물량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상반기, 신규분양 증가로 수익률 하락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1만9235실로 지난해 해반기보다 300실가량 증가했다. 특히 서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와 경기 광교신도시에는 상반기에만 1000실 이상 공급됐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985만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49만원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강남권에 공급된 단지 중 계약기준 3.3㎡당 1700만원이 넘는 단지들이 분양되면서 평균 분양가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다. 분양가가 높아도 마포권과 강남권에 공급된 오피스텔 단지들은 뛰어난 분양 성적을 거뒀으며 세종시에 분양된 오피스텔 역시 최고 1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오피스텔이 워낙 불황에 강했던 상품이고 임대수익률을 올릴 수 있어 틈새상품으로 인기가 더 높아졌다"며 "최근 주택임대사업 등록이 가능해지면서 기존의 인기에 날개를 달개 돼 오피스텔 청약경쟁률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기존 오피스텔 거래시장의 가격 오름세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규정 부동산114센터장은 "매물도 많지 않고 가격도 호가를 유지하고 있어 매도자와 매수자 간의 가격차를 좁히지 못해 올 상반기 오피스텔 매매가 상승률은 0.44%를 기록했다"라고 말했다.

오피스텔 임대시장도 예년에 비해 학군 수요와 직장인의 이사 움직임이 크게 줄고, 재계약하는 사례가 증가하며 전년동기대비 거래량이 적었다. 전년동기 오피스텔 전세 변동률은 3.74%를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1.13%로 둔화됐다.

전국 오피스텔의 연간 임대수익률은 올 상반기 들어 전년동기대비 0.13%P 하락한 5.96%를 기록했다. 서울 지역의 평균 매매가는 3.3㎡당 1000만원을 넘어섰지만 임대료가 매매가 상승 추세를 따라잡지 못하며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안민석 에프알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오피스텔이 수요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공급돼 2~3년 전만해도 6%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는데 반해 최근에는 5% 미만으로 하락한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하반기, 인기지역으로 신규분양 몰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오피스텔 시장 전반에 '훈풍'이 불진 않겠지만 수익률이 높은 지역이나 수요가 풍부한 지역을 중심으로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안민석 연구원은 "판교나 광교 등 신도시 일부에는 수요가 계속 뒷받침되는데다 지하철 개통이나 공공청사 입주를 앞두고 있어 시세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라면서도 "서울시 내 역세권에 추가 공급되는 오피스텔들은 오히려 공급 과다로 인해 수익률 하락 및 시세 차익 메리트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양지영 팀장도 "상반기 공급물량이 많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높거나 수요가 풍부한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인기가 이어질 것 같다"라고 예상했다. 김규정 센터장 역시 "주변 개발호재로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세종시와 강남보금자리지구, 판교신도시 등 유망지역의 분양물량이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노후화된 오피스텔 단지라도 저렴한 가격과 임대수익률이 높은 곳에 투자가 몰릴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김 센터장은 "평균 임대수익률이 낮고 가격이 높은 서울 강남권과 경기 성남, 고양, 일산 등 일부 지역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장기 임대가 목적인 투자자의 경우 신규 오피스텔의 인기에 편입돼 투자하는 '묻지마 투자'는 위험하다"며 "무엇보다 수익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