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한국거래소 민원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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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에 불만 폭력배까지 동원"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 "과거에는 상장폐지 조치로 폭력배까지 동원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거래소 한 관계자)

'천태만상' 민원으로 한국거래소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위(?)가 낮아졌지만 상장폐지 조치로 투자자들로부터 욕설을 들어야 하는 일도 다반사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5월1일부터 지난 4월30일까지 민원처리 건수는 총 2301건이다. 민원은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 경영지원, 파생상품시장, 시장감시본부별로 처리되는 데 비중은 코스닥시장본부가 756건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경영지원본부와 파생상품지원본부로 들어오는 민원은 각각 345건, 228건으로 비중도 작고 대부분 채용이나 제도 설명에 대한 문의다. 시장감시본부 역시 상장폐지 관련 제도 문의 민원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민원인들과의 사투(?)는 역시 상장 종목 기업의 '생사'를 다루는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본부에서 주로 발생한다.

유가증권시장 본부 민원 담당자는 "민원 관련 불평사항보다 매매제도, 개별기업 조회공시, 상장폐지 관련 문의가 많다"며 "중국고섬 때처럼 특정한 이슈가 있을 때 해당 종목에 대한 민원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시장을 비교하면 유가증권시장은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상장폐지 기업이 많다보니 민원의 수위도 높다. 코스닥시장본부 민원 담당자는 "상장폐지 관련한 민원이 가장 많다"며 "최근에는 성융광전투자 등에 대한 탄원서도 많이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해 글을 접수하는 경우가 많지만 직접 전화를 걸어 욕설을 하거나 화풀이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일부 투자자는 음주상태로 전화를 걸어 고함을 치기도 한다.

그는 "예전에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때 협박도 있었고 폭력배도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나마 지금은 투자자들도 제도 이해도가 높고 단지 민원만으로 상장폐지를 막을 수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과격한 사례는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반대로 상장폐지를 시키지 말아달라는 자신의 사정을  호소하는 민원도 많다. 그는 "한 아주머니는 전화통화 내내 울면서 선처를 바란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어려운 가정 살림과 친구돈을 빌려 주식 투자를 했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많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민원접수센터를 온라인으로 운영 중이지만 많은 비중의 민원은 국민권익위원회 '신문고'를 통해서도 접수되고 있다. 보다 큰 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면 받아들여지지 않을까라는 바람에서다. 하지만 그는 "민원이 결코 개별 기업심사 기준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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