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금융위와 금투협의 '촌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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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장도민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투자협회의 웃지못할 '촌극'이 계속되고 있다. 금융위 사옥이전 문제로 촉발된 양측의 갈등이 급기야 '복수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올 초 금융위는 '껄끄러운' 금감원과 갈라서기 위해 금융투자협회로의 사옥 이전을 추진했지만 금투협 직원들의 반발로 결국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와 금투협 내부에서는 서로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이 쏟아지기도 했다.

금융위의 사옥이전 문제는 결국 일단락 됐지만 이후부터는 '복수극' 양상으로 분위기가 뒤바꼈다. 지난달 증권가에서는 서민금융에 대한 주도권을 놓고 양측이 마찰을 빚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금융위가 금융투자협회를 배제한 증권업 업무협의체를 구성하려 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지난달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대형증권사 위주의 새로운 라인업을 구축하라는 지시를 직접 내렸다는 것. 이른바 본때를 보이겠다는 취지다. 

이 외에도 금융위는 일방적으로 금투협의 업무협조를 중단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서고 있으며, 금투협 파견 인원도 일절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극히 일부 부서간 연락망만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양측의 갈등관계로 피해를 보는 것을 결국 증권사들과 금융소비자들이라는 점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두 조직의 신경전에 따른 불똥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증권사들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금투협이 정책당국인 금융위와 등을 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옥이전 문제로 인한 갈등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양 기관은 어느 기관들보다 원활한 업무협조가 필수적인 관계다. 제 얼굴에 침뱉는 일이 더이상 되풀이 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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