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생명, ING생명으로 선회…"당분간 매각 어려울 듯"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동양생명이 M&A시장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했다. 그동안 적극적으로 인수의사를 표명해온 대한생명이 ING생명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생명은 동양생명 인수 작업은 사실상 중단했다. 대신 ING생명 인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8일 ING생명 아·태 법인 예비입찰에 일괄 인수를 골자로 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ING생명 아·태 법인을 인수할 경우 국내 2위는 물론 해외진출 역시 당초 계획보다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 M&A시장 관계자는 "대한생명이 동양생명보다는 ING생명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어 동양생명 인수작업은 사실상 '올 스톱' 됐다"고 전했다.
대한생명이 ING생명으로 눈을 돌린 데는 가격협상 과정에서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도 원인으로 해석된다. 또다른 관계자는 "인수가격 때문에 보고펀드와 한차례 협상이 결렬된 이후 대한생명은 동양생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이와함께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골프장 파인크리크 컨트리클럽의 소유권이 동양생명에 있지만 골프장 운영권은 동양레저가 갖고 있다는 점도 협상에 걸림돌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골프장 토지 소유권은 대한생명이 인수하지 않고 보고펀드가 별도로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협상에 진전을 보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인수전 관계자는 "보고펀드로부터 어떠한 통보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기 위해 이같은 소문을 퍼뜨린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동양생명 매각이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M&A시장에서 동양생명은 ING생명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며 "다시 동양생명 매각에 시동이 걸리려면 ING생명 매각건이 마무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