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변액연금 논란, 시간이 藥?
[기자수첩] 변액연금 논란, 시간이 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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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담당자가 변액연금 자료 제공을 꺼려하고 있습니다. 언론에 나가면 그나마 잠잠해진 논란이 다시 일까봐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변액연금 실적이 전월에 비해 줄긴 했지만 금소연의 컨슈머 리포트 때문은 아닙니다. 원래 4월은 보통 보험료가 오르기 때문에 절판 마케팅으로 3월에 실적을 땡기기 때문에 3월은 평균보다 많고, 4월은 적어요."

"어떤 회사는 30%가 줄었다고 하는데 우리는 별로 안줄었어요. 논란이 터지자 마자 바로 소비자에게 알린 덕이지요. 실적 자료는 아직 취합이 되지 않아서..."

대형 보험사들이 유독 변액연금보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변액연금 실적자료를 요청해도 '묵묵부답' '함흥차사'다. 영업실적은 내달 중순이면 마감되지만 회계연도를 마감하는 시점이라 바쁘다는 핑계다.

한마디로 자료를 줄 수 없다는 얘기다. 변액연금 실적이 줄지 않았다는 보험사들조차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해명하기 바쁘지만 자료만은 주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소형 생보사들의 반응은 다르다. 변액연금 논란으로 인해 4월 실적이 큰 폭 줄었다고 토로했다. 한 생보사는 10억원 하던 초회보험료가 2억원으로 80%나 급감했다고 말했다.

대형 생보사와 중소형 손보사들의 이처럼 엇갈린 답변에 대해 한 생보사 관계자는 '이미지' 때문이라는 그럴듯한 해석을 내놨다.

가뜩이나 변액연금 수익률 논란이 거센 상황에서 실적까지 감소했다는 소식이 알려질 경우 기존 고객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하지 않겠냐는 것. 결국 논란이 잠잠해질 때까지 변액연금의 언론노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약'이라는 식의 보험사들의 안일한 대응이 과연 바람직한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당장 이번 고비를 넘긴다고 해서 또다시 이같은 사례가 재차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의 바람처럼 논란이 점차 희석되고 소비자들의 뇌리에서 사라질 때 즘이면  변액연금 실적은 재차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적부진이 우려된다고 보험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이같은 처사는 보험사들에게도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

이번 변액연금 논란 역시 '허술한' 정보제공이 근본적인 원인이었다는 것을 뼈아프게 되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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