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블랙리스트제, 사실상 '무용지물'
휴대폰 블랙리스트제, 사실상 '무용지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금할인·최신폰 사용하려면 약정 맺어야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휴대폰 블랙리스트제가 본격 시행됐지만 상당수 소비자들은 여전히 통신사와 '노예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약 200만~300만명의 '갤럭시S', '아이폰4', '옵티머스 원' 등 1세대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약정기간이 만료된다. 하지만 이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약정이 끝나면 요금할인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에 이통사들은 약정이 끝난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경우에도 기존 요금에서 25%까지 추가할인을 받을 수 있는 할인 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다음달 1일부터 3G 정액요금제의 경우 30%의 할인율을, LTE 정액요금제 가입자에게는 약 25%의 할인율을 적용키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9일부터 3G 및 LTE 가입자에게 각각 35%, 25%의 할인율을 적용한다.

다만 KT는 3G와 LTE 구분없이 약 25%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별도의 '휴대전화 자급제'용 요금제를 마련, 오는 29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들 3사가 이 같은 요금제를 내놓은 것은 이달부터 휴대전화 자급제가 시행되면서 이동통신사에서 휴대전화를 구입한 가입자와 이동통신사가 아닌 대형마트 등 다른 곳에서 휴대전화를 구입한 가입자 간에 요금할인 차별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자급폰에도 똑같은 요금 할인율을 적용키로 함에 따라 중고 단말기 사용자나 약정기간 만료 후에도 단말기를 계속 쓰는 자가폰 사용자, 일반 유통망에서 단말기를 새로 구입하는 사용자도 할인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요금을 할인 받기 위해서는 다시 약정할인에 가입해야 한다. 결국 다시 노예계약을 맺어야 하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LG전자·팬택은 음성인식은 물론 동작인식, 무선충전 등 신기술을 대거 적용한 차세대 스마트폰을 속속 출시하고 있으며 물론 이통사들 역시 LTE 가입자들에게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까지 가입자들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열기에 최근 LTE 가입자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휴대전화 사용자 5255만명의 약 1/10, 스마트폰 사용자 2672만명의 약 1/5이 LTE 가입자라는 뜻이다. 현재에도 하루 4만~5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LTE 서비스로 넘어간다. 즉, 현재 LTE 가입자 500만명은 물론 하루에도 5만명 가량이 노예 계약을 맺는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약정 재할인은 비싼 스마트폰 때문에 고민하던 사람들에겐 어느 정도 이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요금할인이나 100만원이 넘는 LTE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위해선 결국 또 다시 노예계약을 맺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