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수수료 체계 변경, 보험사별로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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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생보사 수수료 축소…철새설계사 양산 우려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국내 생보사들이 지난 4월부터 설계사 수수료 체계를 잇따라 개편한 가운데 각 사마다 방침이 달라 설계사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설계사 수수료를 대폭 줄여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4월부터 수수료 체계를 바꾼 삼성생명은 신계약비 중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를 초년도 70% 내에서 지급하고 나머지 30%를 2차년도 이후부터 분할 지급하고 있다. 다만 초년도에 줄어든 보험설계사들의 수익 일부는 보전해주지 않기로 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설계사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왔다"며 "게다가 저축성보험을 많이 판매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설계사가 입을 피해는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생명은 선지급 수수료를 70%로 낮추고, 이후 지급기간 동안 나머지를 유지보수 수수료로 분할지급하고 있다. 설계사들의 수익 감소분에 대해서는 일부 점포에 대해 수수료 이외에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형태로 일부를 보전해주고 있다.
 
알리안츠생명은 당국의 방침대로 초년도 수당을 줄인 대신, 2~3차년도 유지 수수료는 늘려 현행 수준과 맞춰 설계사 수익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3차년 이후로 계약 유지가 안되면 회사가 재무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설계사의 수익 감소분 보전을 위해 이같은 리스크는 감내하는 것이다.

또다른 생보사는 신계약비에 포함되는 운용비, 판촉비 등을 적게 설정해 초기 수수료를 최대한 보장해주고, 적어진 계약유지비는 추후 늘려가는 방식을 활용키로 했다.

생보사 관계자는 "법안의 골자는 저축성보험의 초기 해약환급금을 더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사업비를 조정해 설계사에게 초기 지급되는 수수료를 기존과 최대한 맞춰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생보사들은 수수료 개편을 이유로 설계사 수당을 사실상 삭감했다. 선지급이 대폭 축소된 데 이어 전체적인 수당 규모도 축소된 것.

실제 한 생보사의 경우 선지급금과 함께 환산율을 줄이고 기존 1~2년지급되던 수수료 지급기간을 3년으로 늘렸다. 지급율도 대폭 줄여 설계사들의 전체 수수료는 약 17% 감소했다.

결국 이로 인해 설계사들이 상품 판매 후 첫달에 받는 수수료는 50% 정도 줄게 됐다. 해지환급금 늘린 것에 대한 줄어든 운용자금 부분을 설계사들의 수당을 줄여 채워넣은 셈. 이에 해당 회사의 설계사들은 불만이 쌓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해지환급금을 늘리는 것은 보험사 운용자금을 축소시켜 각 상품별 운용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설계사들의 수당 규모 또한 축소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까지 수수료 체계를 변경하지 않은 생보사들 역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중소 생보사는 대형사보다 많은 수수료로 설계사들을 붙잡고 있는 측면도 있다"며 "중소형사들이 설계사의 수익감소분을 보장해주지 못할 경우 '철새설계사'를 양산하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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