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들 "올해는 저축銀 인수 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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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수 저축銀 정상화 '우선 과제'

[서울파이낸스 이종용기자] 솔로몬·한국·미래·한주 등 4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제재를 받은 가운데 유력 인수후보자로 거론돼 온 금융지주사들이 이들 저축은행 인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시너지에 한계가 있는데다 지난해 인수한 저축은행 정상화가 '발등의 불'이라는 입장이다. 

7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일 영업정지된 솔로몬·한국·미래·한주저축은행은 조만간 예금보험공사 주도의 정리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영업정지 저축은행을 정리하는 방식은 △제3자 매각 △예보 소유 가교저축은행으로 계약이전 △파산 등이다. 금융당국은 예금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회사에 팔거나 가교로 계약을 이전하는 방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

3자 매각은 지난해 퇴출 저축은행 정리방식처럼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을 통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예보가 예금보험기금을 투입해 해당 저축은행의 부실을 털어낸 뒤 우량자산만 넘겨주는 방식이다.

주요 후보는 KB 우리 신한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유력 인수자로 꼽혀왔지만 이들 금융지주는 하나같이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미 지난해 퇴출 저축은행을 각각 1곳씩 인수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작년 초 우리금융저축은행(옛 삼화저축은행)을 출범했고 KB·신한·하나금융지주도 올초 각각 KB저축은행(옛 제일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옛 에이스·제일2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옛 토마토저축은행)을 출범시켰다.

금융지주사들이 인수한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올 1월에 영업 재개했고, 1분기 실적집계 결과 우량여신의 선별적 인수로 예대마진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다. 1분기 신한저축은행은 60억원, 하나저축은행은 317억원의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금융지주사는 추가 인수보다는 저축은행의 영업 정상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저축은행이 자리를 못 잡은 상황에서 추가 인수는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하나금융도 올 초 외환은행 인수로 자금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이팔성 회장이 저축은행 추가 인수 계획을 수차례 밝혀왔지만 최근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 절차에 착수하면서 저축은행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금융지주사들의 저축은행 인수 효과가 기대에 못미친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초 금융지주사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연계영업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염두에 뒀으나 금융당국은 계열사간 연계영업을 불허했다. 이와관련 임영록 KB금융 사장도 "저축은행 수익모델이 굉장히 제한돼 있다"면서 "저축은행 추가 인수보다 내실을 기해야 할 때"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저축은행 연계 영업 문제는 비 지주계열과의 형평성 문제, 지역기반 영업권 보호 등 기존 저축은행의 반발로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금융당국이 은행권 금융지주사가 아닌 보험권 금융지주사나 증권사 등 다른 금융권역으로 입찰 문호를 넓혀 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번에 영업정지된 솔로몬 저축은행의 자산은 작년 말 기준으로 4조9758억원, 한국저축은행은 2조243억원, 미래저축은행은 1조7594억원, 한주저축은행은 1502억원이다. 이들 저축은행의 영업점 위치도 서울 강남권이나 대도시 등에 위치해 인수자 입장에서는 매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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