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저축은행, '부실 재무제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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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저축은행 BIS비율, 5개월만에 1% 아래로 '뚝'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투자자나 시장 모두 부실 저축은행을 예측하기 힘들었습니다. 금감원과 은행간 견해차도 있었겠지만 해당 저축은행이 의도적으로 감춘 부분도 있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

금융당국의 4개 저축은행 영업정지를 두고 시장에서 해당 저축은행과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금융권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에 제출한 솔로몬저축은행의 BIS비율은 8.89%, 한국저축은행은 5.12%, 미래저축은행은 5.67%로 모두 영업정지 여부를 가르는 BIS비율이 5% 이상이었다.

하지만 전날 금융당국이 발표한 4개 저축은행 경영실사 결과를 보면 한국, 미래 등 3곳의 BIS비율은 '마이너스' 였고 솔로몬저축은행도 4.35%로 5% 에 미치지 못했다. 순자산 역시 모두 지난 12월 결산  '플러스'였지만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처럼 결산 실적 발표 후 5개월 만에 영업정지에 이를 정도로 경영상태가 악화되자 당초 재무지표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9월 실시된 2차 구조조정 당시에도 반복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2차 구조조정에서도 토마토저축은행은 좋다며 예외됐지만 경평위 결과보니까 안 좋았다"라며 "현재 시장에서는 저축은행 사태에 일정부분 금감원의 잘못이란 의견과 저축은행 역시 옵션부사채 등 제대로 재무 상황에 대해 공시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도 '할 말'은 있다. 저축은행들이 반기별로 공시한 결산을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심사가 늦어졌다는 것. 이번 경평위 조사 역시 저축은행이 결산을 발표한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됐다.

문제는 이처럼 '적정 재무상태 공시'부터 경평위 발표 전까지 생기는 공백기간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예금자 및 투자자가 입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불확실성은 업계 전체로 불안감이 확산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그는 "과거 구조조정 단계에서 투자자와 시장 모두 부실저축은행이 어디인지 예측할 수 없었다"며 "이로 인해 결과가 나오면 추가적인 뱅크런 우려도 있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남은 저축은행들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각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강제적' 구조조정은 마무리단계라고 공언했지만 남은 저축은행들의 위험요인이 여전하고, 오히려 '상시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출 저축은행이 무더기로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는 "저축은행의 무리한 외형확장, 부동산 경기침쳬 장기화, PF대출 외 수익창출 모델 부재 등이 우려된다"며 "만일 저축은행이 살아남기 위해 부실 PF 대출도 줄인다면 중소형 건설사의 구조조정 우려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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