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림산업' 악재 불구 건설업 주가 견조…왜?
'풍림산업' 악재 불구 건설업 주가 견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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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악재 기반영…"안심하기 이르다" 지적도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쇼크가 채 가시기도 전에 풍림산업 1차 부도설이 나오면서 건설업종의 위기감이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 충격은 없을 거라면서도 최근 중소형 건설사들의 만성적인 약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2일 한국거래소는 풍린산업 부도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매매거래를 정지시켰다. 채권단에 따르면 지난달말 어음 423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가 났다.

이날 풍림산업 쇼크에 대해서 건설업종은 전반적으로 큰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 장초반 건설업종은 2.43% 올라 증권업(2.63%) 다음으로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풍림산업 쇼크가 미미한 이유는 현재 건설업종 자체가 해외 수주 모멘텀을 지닌 대형건설사와 국내 수주에 치중하는 중소형건설사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이 대형건설사로 몰려있다보니 충격이 희석된 것.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큰 영향이 없는 이유는 시장이 건설 대형주 위주로 움직이기 때문"이라며 "다른 중소형 건설사의 투자심리를 훼손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종의 부진이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점도 이유이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체 중 해외업을 하지 않는 국내 업체들의 경우 '좋지 않다'라는 인식은 누구나 갖고 있다"며 "해외 건설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국내 건설사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미 풍림산업이 시공능력평가 순위 30위건의 중견업체임이 맞지만 워크아웃을 진행 중이었다는 만큼 기업 회생 수순으로 '부도'는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국내 외 공사 매출 감소와 스틸사업의 성장부진에 따라 외형은 전년보다 축소됐고 영업 및 투자활동에 따른 자금을 차입금으로 조달하다보니 부채 부담도 그만큼 늘게 됐다. 부채 규모에 따라 이자부담이 늘게 되면 수주 확대로 얻는 수익도 반감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기 충격은 없지만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건설업 주가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 실제 키움증권에 따르면 대형사의 경우 확보된 수주 잔고로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 가능성은 낮지만 중소형사는 기존 PF부담, 리파이낸싱 어려움, 부동산경기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지난 2008년 대비 지난해 주요 건설사들의 부도확률(잔존 1년, 회슈율 40% 가정)을 조사한 결과 코오롱건설, 동부건설, 두산건설, 쌍용건설 등은 소폭 높아졌다. 이중 울트라건설, 코오롱건설, 삼부토건의 부채비율을 500% 후반을 넘어선 상황이다. 삼부토건의 경우 이후 법정관리도 신청한 바 있다.

이화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풍림산업 사태는 우려된 건설업 문제가 뒤늦게 하나씩 터지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며 "저축은행 구조조정 후 건설업 역시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사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지만 국내 시장에 머문 건설사들은 솔직히 개선될 부분이 없어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해외 수주 역시 시장에 알려진 부분보다 실제로 수익성이 높지 않은 수주도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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