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하락에 골드뱅킹 투자자 '울상'…전망은?
금값 하락에 골드뱅킹 투자자 '울상'…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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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개월 수익률 마이너스
일각에선 "저가매수 타이밍"

[서울파이낸스 이종용 서미선기자] 최근 국제 금값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금(金) 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도 뚝 떨어졌다. 신한·국민·우리은행에서 판매하고 있는 골드뱅킹은 물론 증권사 금펀드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골드뱅킹은 고객이 원화를 예금하면 은행이 국제 금 시세와 환율 등을 감안해 금을 적립해주는 상품이며, 금 펀드는 금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와 금광업 등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두 가지 방식이 있다.

◇골드뱅킹 수익률 '마이너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국제 금값은 지난해 8월 기준 1온스(31.1g)당 약 1903달러에 거래된 이후 줄곧 하락세를 이어오다 최근 온스당 1600달러 대에서 주춤하고 있다.

신한은행 골드뱅킹의 최근 1개월간 수익률은 -1.53%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골드뱅킹 상품을 출시해 정확한 수익률 계산은 어려우나 타 은행들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판매를 재개한 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75%, 판매 재개 이후 수익률은 -6.79%이다.

골드뱅킹 판매실적도 시들해졌다. 신한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16일 기준 4711억원, 계좌수는 11만5509좌로 연초에 비해 350억원 느는 데 그쳤다. 국민은행은 금값이 최고치였던 지난 2월 말까지 9652좌로 하루에 20좌 이상은 꾸준히 가입됐으나 16일까지 1만586좌로 900좌 늘어나는 데 그쳤다.

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2월6일 출시한 뒤 4월13일까지 20억원, 940좌 유치에 머물렀다. 지난 2월 말 국제 금값이 최고치를 경신한 뒤에는 계속 하락세라 판매금액이 많이 늘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금펀드 수익률도 '신통찮네'

은행뿐 아니라 금펀드 부문 수익률도 좋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금펀드 7개의 최근 1개월 및 2개월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H)(C2)은 최근 1개월간 -13.68%의 손실을 기록해 금펀드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IBK골드마이닝증권자C1[주식]과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 1[주식](종류C-i)도 각각 -12.76%, -11.14%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골드뱅킹과 금펀드는 모두 수익률이 국제 금값에 연동돼 투자자들은 향후 금값의 향방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골드뱅킹을 판매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은 운용 방식에 따라 금값이 떨어지면 더 낮은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돼 단기 수익률만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골드뱅킹은 최근 1개월간의 수익률 등락보다는 최소 3개월에서 1년 정도 수익률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관건은 금값의 장기 추세이다. 골드뱅킹을 판매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은 투자자보호 차원에서 금값전망에는 다소 신중한 모습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값은 단기적으로는 혼조세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며 "혼조세일 경우 분할매수가 의미있다. 기존 매입고객의 경우 자금 수요에 따라 지금 매각했다가 가격이 1600달러 초반까지 떨어지면 재매수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전문가 전망도 엇갈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금값에 대한 전망은 첨예하게 엇갈린다. 우선 미국 경제 회복세가 금시장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경제가 안정되면서 안전자산인 금 수요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 수급 차원에서 약세장을 예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기적으로 국제 금값이 반등하려면 실물 수요가 많은 인도와 중국 등 지역에서 수요를 뒷받침해줘야 하는데, 현재 중국에 수요 감소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금값 강세론자들은 세계 경제가 아직 취약하고 각국 중앙은행 등 공공 부문의 금 수요가 강하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미국 등에서 양적 완화 정책을 펴면 금값 상승 가능성이 있어 장기적으로는 금이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것이다.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그간 꾸준히 금을 매입해온 러시아 중앙은행이 매도로 반전하는 등 중앙은행들의 금 선호가 줄어들었다"며 "금이 1, 2월 상승분을 반납하고 차익 실현 매물도 쏟아지면서 금 투자상품의 수익률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당분간은 금값 약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지만 금값 상승 추세 자체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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