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원 선임 '차일피일'…독립성 훼손 '우려'
한은 금통위원 선임 '차일피일'…독립성 훼손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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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발표시기 저울질?…내부 마찰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교체를 앞두고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재차 불거지고 있다. 금통위원을 임명하는 청와대가 발표시기를 미루면서 하마평에 오른 인물들이 MB측근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20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 4인이 새로 교체된다. 지난 7일 임기가 만료된 이주열 한은 부총재와 강명헌, 김도식, 최도성 위원이 임기가 만료되고 공석(대한상의 추천)으로 유지됐던 1석을 더 추가하면 총 5석이 교체된다.

당초 관례대로라면 청와대는 임기만료를 보름가량 앞두고 차기 금통위원을 발표해야 한다. 하지만 발표가 지연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최근 일어난 민간인 사찰 파문이나 총선 등을 앞두고 청와대가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주변 인사를 앉히기 위한 의도라는 것인데 이에 한국은행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한은 내부 직원들과도 마찰도 예상된다. 지난달 9일 한은 노조는 금통위원 선임에 관한 성명서를 발표하며, 교체되는 금통위원은 한은 노조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미흡할 경우 출근저지투쟁 등 강력 투쟁을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한은 노조측은 "이번 금통위원 선임 결과는 향후 중앙은행의 위상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자 바로미터로 작용할 것"이라며 금통위원의 임기 재설정, 인사청문회를 통한 임명, 금통위 의사록 공개 등을 금통위원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총선이 마무리 됨에 따라 청와대가 조만간 금통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측은 "금통위원 후보군에는 장관급 인사는 물론 한은 출신도 배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 대통령의 측근인 곽승준 미래기획원장과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거론되기도 했으나 정부는 이들을 모두 배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을 배제한다면 학자 출신이 임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학계에서는 민상기 서울대교수와 이종화 고려대 교수, 정갑영 연세대 총장, 김윤환 금융연수원장, 김태준 전 금융연구원장, 채희율 경기대 교수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현 정부나 대통령의 선거캠프 등과 연관돼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학계 출신은 아니지만 이성한 국제금융센터 소장과 이승우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금통위원은 기준금리 결정을 포함, 통화신용정책과 한은 운영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지는 명예직으로 연봉 또한 적지 않다. 지난 2010년 기준 금통위원의 보수는 3억1140만원(연봉제)으로 차관급 관료의 두배 수준이다. 또한 정권 교체를 포함,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4년의 임기를 보장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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