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넥스 興亡, 증권사에 달렸다
[기자수첩] 코넥스 興亡, 증권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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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투자의 분명한 목적은 수익이다. 돈을 날릴 위험성이 적고 높은 이익이 기대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런 시장이 넘쳐난다면 애당초 '고위험 투자'라는 개념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단적으로 주식시장의 경우 곳곳이 '개미들의 무덤'이지만 '하이 리턴'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로 넘쳐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또하나 분명한 점은 투자자들 역시 기대수익과 리스크를 감안해 합리적으로 투자를 한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당국은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가칭) 개설방안을 발표했다. 진입문턱과 상장 유지비용을 낮춰 기술력 있는 초기 벤처·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취지는 참으로 훌륭하다.

투자자보호 등의 문제는 투자범위를 '전문투자자'로 제한하고 개인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펀드 형태로 투자자 가능하도록 보완했다.

하지만 이같은 '훌륭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시작부터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당국은 내심 연기금 등 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는 분위기지만, 이들 기관의 경우 안정성 위주로 자금을 운용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투자유인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역시 투자 집행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고개부터 젓고 있는 상황이다. 상장심의 절차가 간소화될 경우 그만큼 부도위험이 높은 기업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결국 코넥스 성공의 열쇠는 심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같은 제 3시장의 성공사례도 분명 존재한다. 가까운 사례로는 영국의 AIM시장이 꼽힌다. AIM은 1995년 중소기업 전문으로 만들어진 시장이다. AIM도 최초 도입시에는 '생존'을 우려할 정도였지만 지금은 수백 개의 중소기업이 상장돼 거래될 정도로 활발한 시장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 기업도 1~2개 상장됐다고 하니 다국적 시장으로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영국의 AIM 시장의 성공 열쇠는 Nomad였다. Nomad는 AIM 시장에서 기업금융에 관한 업무를 맡는 금융기관으로 대부분 증권사가 역할을 맡고 있다. AIM 시장은 Nomad에 새로운 기업이 상장할 경우 기업실사 업무를 맡겼는데 Nomad가 철저하게 실사를 해서 이후 크게 문제되는 사안은 없었다고 한다.

새롭게 개설되는 코넥스시장도 AIM을 모델로 Nomad와 유사한 지정자문인을 두게 된다. AIM의 선례에서 볼 수 있듯 시장의 안정성을 결정짓는 주체는 다름아닌 지정자문인을 맡게되는 증권사들이다.

늘상 '우물안 개구리'라는 비판을 받아온 증권사들로서는 이번 코넥스시장 도입를 통해 기업심사 능력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당국과 업계간 원활한 협력을 통해 코넥스 시장이 국내 증권산업 발전의 또 하나의 전기로 작용하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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