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vs삼성카드 '표절 시비' 해법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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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5가지 불법행위 규정…삼성 '반박'

[서울파이낸스 전종헌기자] 삼성카드와 현대카드의 신경전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가요계 등에서나 있을 법한 '표절' 논란이 카드업계에서 재현되고 있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가 지난달 삼성카드에 대해 공식적으로 규정한 불법행위 즉, '모방' 논란이 삼성카드의 명예 훼손 문제로 치달으면서 양사가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27일 삼성카드에 대해 5가지 불법행위를 규정해 내용증명을 보냈다. 모두 모방에 대한 것으로 △'삼성카드4'가 '현대카드 제로'를 모방했다 △현대 '더 블랙'을 삼성 '라움'이 모방했다 △현대카드의 숫자 네이밍 체계를 본떠 '삼성카드2', '삼성카드 3'을 출시했다 △프리미엄급 카드의 세일즈 전담조직을 삼성카드가 모방했다 △현대의 '슈퍼콘서트'를 삼성카드 '셀렉트'가 모방했다 등의 내용이다.

이 같은 내용을 삼성카드에 보낸 배경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카드업계에 만연해 있는 상품 모방 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재발 방지의 일환으로 일정기간 배타적 사용권 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황은 현대 측의 기대와는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카드는 현대카드의 내용증명에 대해 근본적으로 현대카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요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을 삼성 사내인터넷게시판을 통해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카드의 내용증명에 대해 현대카드가 계속해서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되풀이 한다면 삼성카드는 부득이 필요한 제반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답변도 보냈다.

삼성카드는 삼성 사내인터넷게시판에 입장을 밝힌 배경에 대해 "최근 가맹점 수수료 문제 등 업계의 공통된 현안을 감안하고 동종 업체 간의 다툼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대승적 차원에서 대응을 자제했다"면서도 "현대카드가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부당한 행위를 지속함에 따라 현대카드에 의해 훼손된 삼성카드의 명예를 회복하고 삼성 임직원에게 사실을 제대로 알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이 최근 삼성 사장단 회의 때 삼성카드 결제 반대 운동을 비롯해 관련 악재 등으로 질타를 받았다고 전해져 이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 필요성이 작용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과 현대의 갈등이 '제살깍기'로 불거지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 문제 등 업계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은데 상호 갈등으로 업계 안팎의 좋지 않은 시선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이 같은 갈등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일각에선 사태가 이쯤 되면 갈등의 해당 당사자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과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이 나서 갈등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 사장과 최 사장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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