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증권사들, 국민연금 거래사 선정 '반발'
소형증권사들, 국민연금 거래사 선정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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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와 수수료 격차 10배…외국계證 특혜 주장도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국내 소형증권사들이 국민연금의 거래증권사 선정을 놓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형사와의 수수료 격차가 워낙 커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 "언제적 사이버증권사?"

3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2분기 일반 거래증권사 37곳, 사이버 거래증권사 8곳, 인덱스 거래증권사 12곳을 선정했다. 하지만 일부 소형 증권사는 현재까지 통용되고 있는 사이버 거래증권사 기준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사이버 거래증권사는 통상 키움증권 등을 일컫는 온라인 증권사와는 달리 온라인 시스템을 갖춰 주문이 가능한 증권사를 모두 지칭한다. 국민연금은 지난 2002년부터 전화주문의 경우 일반거래 증권사로, 사이버 거래는 사이버 거래증권사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모든 증권사들이 사이버 거래증권사가 되면서 국민연금의 분류 기준은 법인 영업 방식으로 바뀌었다. 법인 영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리서치센터 서비스, 역량을 갖췄는지 여부가 판단의 기준이 된 것.

문제는 사이버거래 증권사 분류의 당초 취지가 주문방식에 따라 균등하게 기금운용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었지만 현재는 의미가 상당부분 퇴색됐다는 점이다. 결국 대체로 리서치센터가 잘 갖춘 증권사의 경우 대형 증권사 중심이기 때문에 국민연금 선정이 사실상 증권사 규모별 '줄세우기'가 됐고 이는 소형증권사들로서는 넘기힘든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A 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당초 일반거래와 사이버를 왜 나눈 것인가 생각해보면 모든 증권사에 기회를 주기 위한 방편이었다"며 "현재는 증권사별로 전산장비가 잘 갖춰져 매매처리방식, 운용능력이 비슷한데 차이를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수료율 격차 10분의 1 이상"

사이버 거래증권사에 선정된 증권사들의 경우 '수익성' 측면에서 말못할 고민을 안고 있다. 소형사 B증권사에 따르면 일반거래 증권사의 수수료는 10~20bp지만 사이버 거래증권사로 선정된 증권사의 수수료는 최고 1.5~2.5bp로 10배가량 차이가 난다.

더욱이 국민연금은 증권사 선정 관정에서 수수료 입찰방식을 쓰고 있기 때문에 거래증권사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공통적으로 최저 수준을 써낼 수 밖에 없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이 수수료율로는 거의 수익이 나고 있지 않다"며 "그 동안 지속적으로 사이버증권사의 수수료가 낮아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사이버 거래증권사에서 일반 거래증권사로 옮기는 일도 쉽지 않다. 이번 국민연금 거래 증권사 선정 당시 모 증권사의 경우 리서치센터 역량을 갖췄다고 판단, 일반 거래증권사 수준의 수수료율을 제시했다. 하지만 결국 일반거래 증권사는 커녕 사이버 거래증권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외국계 증권사가 일반 거래증권사로 선정된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의 리서치센터 규모는 소형 증권사와 별반 차이가 없지만 과거 해외시장 동향을 파악하는데 요긴했다는 이유로 외국계 증권사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것.

B증권사 관계자는 "국민연금 운용 자체가 우리나라 세금인데 외국계 증권사로 돌아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리서치센터 역량도 높지 않고 과거 외국인 운용 스타일을 보기 위한 편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는 대부분은 '을(乙)'의 입장인 만큼 공식적인 불만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C 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거래증권사에 편입시켜주는 것으로 만족해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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