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 외국인' 활개… 당국은 '속수무책'
'검은머리 외국인' 활개… 당국은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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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우이엠씨 매매패턴 수상하다"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코스닥시장에서 '검은머리 외국인'의 움직임이 재차 포착됐다. 시장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는 사안이지만 뾰족한 제재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2일 오전 10시10분 현재 삼우이엠씨는 전거래일보다 9원(1.15%) 오른 7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장초반 수급상황을 놓고 '검은머리 외국인'의 흔적을 가늠하고 있다. 

일단 같은 물량이 동시에 오고간 점이 첫번째 근거다. 외국계증권사인 모건스탠리를 통해 오전 9시 2분, 4분 두번에 걸쳐 3만7332주가 들어오고 23분 같은 물량인 3만7322주가 그대로 빠져나갔다.

호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코스닥종목의 경우 외국인이 선호하지 않을 뿐더러 삼우이엠씨처럼 1원이란 저가 호가단위에 외국인이 들어오는 경우도 거의 없다.

이 거래를 대량 지분을 넘기는 '블록딜'로 보기도 어렵다. 통상 블록딜은 매수, 매도 시간이 거의 일치하게 마련인데, 최초 매수 시점과 매도 시점이 20분 이상 차이가 난다.

특히 지난달 29일 상한가(14.91%)를 기록한 점도 검은머리 외국인의 개입에 대한 의구심을 높이는 대목이다.

한 전문가는 "이틀 전에 상한가로 올렸는데 이는 거래를 움직이기 위해서로 보인다"며 "'그림'을 만들어준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만일 외국인이라면 매수면 매수, 매도면 매도 통상 한 방향으로 물량이 쌓이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이 날 삼우이엠씨 매수 매도물량은 양방향에 분산돼 일반적인 패턴도 깼다. 

결국 전문가들은 국내 개인투자자가 시세차익을 남기기위해 외국계 창구를 빌린 거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거래 목적에 대해 전문가들은 3가지 가능성을 언급한다. 단기 시세차익, 가격 조절, 장초반 거래 부진에 따른 거래활성화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거래 형태가 코스닥 종목을 중심으로 '왕왕'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한다.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검은머리 외국인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는 사실상 전무하다. 시장 교란 행위 중 하나지만 불법행위로 규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워낙 단기간에 거래가 이뤄지는 탓에 일반투자자들이 포착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외국인 관리 시스템을 통해 외국인 거래 현황을 체크하고 있다"며 "분명 검은머리 외국인은 외국인 추종매매를 하는 일반투자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것은 맞지만 거래소에 따로 관리 및 제재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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