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 나온 신촌 상가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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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5대 상권 중 낙찰가률 최저, 유찰률 최고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신촌 소재 근린시설이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찬밥신세로 전락해 눈길을 끈다. 경매로 나온 물건 수는 가장 많았지만, 낙찰률은 10%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경매정보전문기업 부동산태인은 올 1/4분기 경매물건으로 나온 서울 5대 상권(명동, 종로, 홍대, 강남역, 신촌) 소재 근린시설 낙찰현황을 분석해 24일 발표했다.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신촌 소재 근린시설 경매물건은 총 64개로 5대 상권 중 가장 많았지만 낙찰률은 9.38%(6개 낙찰)에 그쳤다. 이웃한 홍대상권의 낙찰률이 9.09%(11개 중 1개 낙찰)로 신촌보다 낮았지만 물건 수가 신촌의 1/6 수준에 불과해 직접 비교가 어렵다.

이에 반해 낙찰률이 가장 높은 곳은 종로상권으로 42.86%(28개 중 12개 낙찰)를 기록했다. 이는 관철동과 인사동 상권의 위력이 여전하고 최근 삼청동길 상권이 각광받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명동상권이 23.53%(17개 중 4개 낙찰), 강남역상권이 18.18%(55개 중 10개 낙찰)의 낙찰률을 각각 기록했다.

이처럼 신촌상권 소재 물건의 낙찰률이 저조한 것은 결과적으로 신촌상권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주지하다시피 신촌은 10여년 전만해도 'X세대'로 대표되는 문화파급력을 앞세워 서울에서도 선두를 다투는 거대 상권으로 각광받았었다"며 "그러나 2002년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문화적 상징이라는 아이콘을 이웃한 홍대상권에 내준 후 노쇠화 기미가 뚜렷하게 감지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 입장에서도 상가 영업력이 예전만 못한 신촌 물건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애써 낙찰 받아도 임대가 어렵고 매각도 쉽지 않기 때문에 애물단지로 전락할 공산이 더 크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로 이러한 현실은 상권별 유찰률에서도 나타난다. 5대 상권의 1/4분기 유찰률을 산출한 결과 신촌상권 유찰률은 87.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홍대(72.73%), 강남역(65.45%), 종로(57.14%), 명동(52.94%) 순이었다.

또한 낙찰가율도 5대 상권 중 신촌이 가장 낮았다. 신촌상권 낙찰가율은 53.58%로 감정가액의 절반을 간신히 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강남역상권은 85.65%, 종로상권은 69.50%의 낙찰률을 각각 기록했다. 신촌상권의 위상이 예전과 달라졌음이 확연히 느껴지는 이유다.

정대홍 팀장은 "경매투자 역시 궁극적으로는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이기에 물건의 가치에 따라 선호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아파트나 연립 등 주거시설과 달리 상가 등 근린시설의 경우 소속된 상권 위상이 수익 창출력과 직결되는 만큼 반드시 임장을 통해 현장 실태를 면밀히 파악한 후 응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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