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중국과 금융협력 '잰걸음'
한은, 중국과 금융협력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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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오후 중국 상해에서 김중수 총재, 중국인민은행 부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은행 상해주재원 개소기념식을 가졌다.

中금융시장 확대…투자처로 급부상
차기 지도부 대비한 시장 선점 일환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한국은행이 중국 내 지점수를 늘리고 금융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등 중국과의 금융파트너 협력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이는 한은이 보유하고 있는 외환다변화의 대상과 미국과 유로존을 대체할 새로운 파트너로 '중국'이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행은 중국 상해에 상해주재원(선임주재원)을 새로 개소함으로써 중국에 세 곳의 대표처를 가진 전 세계 유일의 중앙은행이 됐다. 한은은 "북경·상해·홍콩의 세 곳을 거점으로 대중화권의 경제를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을 하고 있다.

개소식에서 김중수 한은 총재는 "최근 중국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며 "특히 위안화의 국제화가 적극 추진되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의 위상도 함께 높아지고 있어 중국 금융과 경제에 대한 이해 없이는 세계경제 흐름에 대한 판단과 예측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근 한국은행은 중국과의 협력 행보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일 한국은행은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으로 부터 QFⅡ(적격외국기관투자자 자격) 한도 3억달러를 배정받았다. 이로써 한국은행은 중국 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 위안화 자산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됐으며 이르면 상반기 내에 중국 채권을 시작으로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중국과의 금융교류를 넓히고 보폭을 넓히는 것에 대해, 세계 금융 흐름 기조와 부합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중국의 금융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시진핑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있는 등 향후 금융분야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한은이 이를 미리 대비하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 연구원은 "한은뿐만 아니라 국내 증권사나 시중은행 등의 금융기관들도 앞다퉈 중국시장에 들어가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은에는 단지 중국에 진출하려는 것을 넘어서 중국 현지 시장에서 국내 기업 등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한 연구원은 한은이 중장기적으로 중국 내에 자산공사 또는 금융기관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현재 한국은행이 움직이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외환다변화 때문"이라고 전했다.

박 박사는 "일각에서는 국내 외환보유액의 규모가 국내 경제규모에 비해 많아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무역거래 뿐만 아니라 자본거래도 활발하기 때문에 그리 많다고만도 볼 수 없다"며 "중국도 국내에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규모로 투자를 시작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1월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3113억달러로 스위스에 이어 세계 7위 수준이며 1위는 중국(3조1811억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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