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손보, 신안그룹과 MOU 추진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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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여부 판단 시기상조"…'주가 띄우기' 관측도

[서울파이낸스 유승열 양종곤기자] 그린손해보험이 신안그룹과 추진 중인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인수 방안에는 유상증자 잔량 인수를 통해 매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번 증자가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돼 잔량 발생 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위 승인 일정 고려시 이달말 증자 계획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며, 지난 1월29일로 알려진 그린손보와 신안그룹과의 매각 양해각서(MOU) 체결일자도 '지난주' 체결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가띄우기'가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린손보, 유상증자 실권 미리 예상?

5일 금융감독원의 민간심의기구인 경영평가위원회는 지난 2일 회의를 열고 '그린손보 경영권을 신안그룹에 넘긴다'는 내용을 담은 경영개선계획서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손보는 유상증자와 본사 건물 매각 등도 추진하고 있다.

그린손보의 자구책이 7일 예정된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받아들여지면 그린손보는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말 금융당국은 그린손보에 자본 증액, 부실자산 처분, 제3자 인수 등을 선택하도록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내렸다.

시장이 의구심을 제기하는 첫번째 부분은 현재 그린손보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데 있다. 주주배정은 일단 기존 주주들에게 물량 선택권이 주어진다.

주주들이 실권을 내야 신안그룹이 남은 물량 배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제도상 액면가 미만 유상증자의 경우 실권이 발생해도 다시 한번 기존 주주들에게 참여 우선권이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지난해말 22일 유상증자 결정당시 주가는 액면가에 못 미치는 2415원이었지만 경영진 고발 조치가 알려진 직후 주가는 2100원선으로 주저앉으며 투자심리가 크게 훼손됐다. 당시만해도 액면가 5000원에도 못미치는 1주당 2500원 증자 가격과 괴리가 커질 수록 주주들이 청약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급변했다. 신안그룹과의 매각 기대감에 현재 주가는 3000원선으로 올라왔다. 기존 주주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진만큼 실권주가 얼마나 남을지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안그룹과 유상증자를 통해 경영권을 넘긴다는 방식은 600억원 모두 실권이 나면 모를까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인수합병건을 두고 서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신안그룹이 중간에 계약을 깨도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린 손보 측은 "만일 실권주가 발생하면 넘기고 최대주주 지분을 통해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7일 승인 불발시 유상증자, 일정 '안갯속'

유상증자 일정도 문제다. 당초 오는 13~14일 양일간 실시하기로 했던 유상증자는 일차 연기된 상황이다. 7일 금융위가 경영개선계획안을 승인하면 증자가 바로 실시되지만 업계에서는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며 이후로 금융위 결정이 미뤄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금융위의 최우선 고려 사항은 그린손보의 경영개선안보다 투자자들이 부당한 손해를 안보게 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린손보의 경우 경영진의 시세조정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에서 과연 '안전하게' 유상증자가 진행될지 일차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만일 21일 정례회의에서 승인되지 않으면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해야하는데 이 경우 이달 유상증자는 일정상으로 진행이 어렵다. 그린 손보측은 금융당국이 17일까지 임시회의를 통해 승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신안그룹과 그린손보가 충분한 매각 논의를 거쳤는지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는 신안그룹과 그린손보가 지난 1월29일 매각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인 결과 매각체결일은 지난주였다. 이에 대해 그린 손보 측은 "매각 체결일이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시장에 알려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신안그룹이 그린손보 매각 후보로 '갑자기' 등장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의혹이 일고 있다. 수 개월전부터 그린손보의 기업실사를 담당한 유상증자 주관사 측마져 그동안 신안그룹과의 그린손보 접촉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신안그룹의 참여가 유상증자 성공을 위한 '주가 띄우기' 포석이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신안그룹 참여 소식에 그린손보 주가가 올라 결과적으로 주주배정 유상증자 성공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고 경영평가위원회로부터 그린손보의 경영개선안도 긍정적으로 검토됐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신안그룹 측도 '매각 참여에 대해 시장이 너무 앞서갔다'며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신안그룹은 "현재 실사도 진행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실사를 해보고 경우에 따라 매각 참여를 안할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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