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위기설 '솔솔'…주가·환율 '빨간불'
3-4월 위기설 '솔솔'…주가·환율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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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고유가 등 환율 상승 압력
실물경기 악화에 주가조정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윤동 채선희기자] 최근 유로존 위기에 고유가, 무역수지 악화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한국 경제가 3~4월 중대 고비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올초 이후 기대 이상의 호조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실물경기 악화를 반영한 조정과정이 한차례 이상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글로벌 금융시장 '겹악재'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제한적 디폴트' 등급의 바로 윗 단계인 'C등급'으로 강등시켰다. 유럽 각국의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3~4월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대규모 국채만기가 예정돼 있어 자칫 글로벌 재정위기 우려가 재차 증폭될 개연성도 안고 있다. 

중동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세도 불안 요인이다. 원유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5위(국내 원유수입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이란과 미국의 신경전이 유가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2일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119.42달러에 장을 마쳤다. 국내 원유 수입에서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며 국내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실물지표도 악화됐다. 올 1월 한국의 무역수지는 19억5700만달러 적자를 보여 2년간 지속됐던 흑자행진을 마감했다. 2월 무역수지 역시 22일 기준까지 적자를 보이고 있어 2개월 연속 적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유가 상승과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무역수지는 추가로 악화될 수 있다. 이는 달러 공급물량을 감소시켜 환율하락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환율이 과거 금융위기 수준으로 출렁일 확률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대외불안요인이 많은 것을 사실이지만 국내외 금융기관 들이 충분히 대비하고 있고 외채, 외환보유고 등이 안정적인 상황"이라며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할 움직임을 보이며 유동성 장세 기대감이 시장에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스가 무질서한의 디폴트를 피하거나 이탈리아 스페인의 국채 발행만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시장의 변동성은 크지 않을 것"이며 "이를 전제한다면 3월 원·달러 환율은 낙폭을 키우지 않고 1100원 부근에서 방향성을 모색하는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증시 급락 가능성 낮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국내 증시 역시 조정과정을 피하기 어렵다. 증시 전문가들도 3~4월에 국내증시가 한 차례 조정을 받을 수는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최근 상승장의 주된 배경이 외국인투자자들의 유동성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기업들의 실적악화 가능성도 이같은 우려를 더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많은 국내기업들의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많이 줄어든 상태다. 무역수지가 적자로 나오는 것도 결국 국내기업들의 실적이 줄었기 때문이다.

또한 오는 4월 우리나라 총선을 비롯해 프랑스 대선과 그리스 총선 등 국내외로 굵직굵직한 정치이벤트가 많은 것도 주가 안정에 부정적이라는 분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시장이 실적 개선 없이 유동성에만 기대는 측면이 크다"며 "기업들의 실적 둔화 때문에 3~4월 정도에 한 번 정도 지수를 내리눌리는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에 알려진 위기들은 대부분 해결 방안을 찾고 있어 외국인 이탈이 급속도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은 아직 국내 주식을 더 사들일 여력이 남았다"며 "매수가 둔화될 수는 있지만 급격히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탈리아 국채만기 등 이미 시장에 알려진 글로벌 악재들도 현재 충분히 대비가 되어 있는 상태"라며 "시장에 위기라고 알려진 것은 위기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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