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금슬금 오르는 환율…외국인 이탈신호?
슬금슬금 오르는 환율…외국인 이탈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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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차익 줄어 투자매력 저하
"대규모 차익실현 가능성도"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상승흐름을 나타내면서 무려 9조원에 이르는 외국인 순매수 지분이 매도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15일까지 각 투자자별 매매현황을 살펴보면 외국인만 9조1863억원 매수했을 뿐 개인은 줄곧 매도(7조614억원)했고 기관도 2월 들어 매도세(9789억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말 1825.74포인트에서 2025.32포인트로 10.93% 가파르게 상승했다. 매매현황을 볼 때 사실상 외국인이 200포인트 상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율상승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들의 이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1110원대로 저점을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16일 오전 10시48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26.85에 거래되고 있다. 1월20일(1134.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달에도 환율이 이보다 높은 수준으로 상승한 적이 있지만 당시에는 ECB(유럽중앙은행)의 풍부한 유동성이 지수상승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여력도 점차 한계치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환율은 외국인들의 국내투자에 중대 변수로 작용한다. 국내 주식을 팔고 나갈 때 원달러 환율이 높을 경우 환차익이 줄어들거나 자칫 환차손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상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환차익을 거의 거두지 못했다"며 "오히려 원화의 추가적인 변동에 따라 자금유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주식시장의 외국인 자금이 대부분 회전율이 높은 ETF의 형태라 여차하면 쉽게 빠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현재 한국증시의 외국인 자금의 80% 이상이 프로그램 매매로 거래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서동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외국인 매수를 유인한 재료는 베이시스 강세였는데 이는 점차 감소할 수밖에 없어 외국인 매수 강도가 약화될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원화 강세라 차익실현에 서두를 필요가 없었지만 베이시스와 원화약세가 일시적으로 동행하는 구간에서는 외국인 매물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도 "2월 평균 월달러 환율은 1120원대로 매수 기조는 유지될 수 있지만 현재의 환율 수준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강도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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