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주역은 '은행'
금융지주,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주역은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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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매각차익, 대손충당금 감소 
"대출이자 의존 수익구조 다변화해야"

[서울파이낸스 이종용 서미선기자] 국내 대표 금융지주사들이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조원대에 육박하는 '사상최대' 수익을 거뒀다. 주력 계열사인 시중은행의 역할이 컸던 만큼 '수익구조 다변화'라는 쉽지 않은 숙제도 남겨졌다.  

◇지난해 실적 9조원 육박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우리, 신한, 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합산 순이익이 약 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2010년 5조원의 두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특히 신한지주는 금융권 최초로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1000억원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작년 4분기 당기순익은 5067억원을 기록했으며, 대손충당금 감소와 현대건설 지분 처분익 등으로 연간 당기순익이 3조원을 넘었다.

KB금융은 지난해 2조3730억원의 당기순익을 달성했다. 2010년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2조8714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1조5130억원으로 1조3500억원 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1조22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16일에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2조원대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지주사의 실적증가를 이끈 '일등공신'은 주력계열사인 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전년 대비 26.8% 증가한 2조11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고, 국민은행은 2조465억원을 시현해 전년도 1조895억원 대비 이익이 크게 늘었다. 하나은행도 2010년보다 2034억원 늘어난 1조21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얻었다.

◇"이자수익에 편중"

은행 순이익 확대의 주된 요인은 대출이자 증가다. 국민, 신한, 하나 등 이날 실적을 발표한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10% 안팎의 이자수익 증가에 힘입어 순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현대건설 매각 차익과 대출자산 성장, 대손충당금 감소 등의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

신한은행의 연간 이자부문이익이 4조9711억원으로 전년 4조5900억원보다 8.3%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연간으로는 9%의 대출성장율을 회복하며 8.3%의 이자이익 증가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연간 순이자마진(NIM)은 2.22%로 전년보다 4bp 상승했다.

국민은행의 순이자수익은 전년(6조230억원)보다 2% 늘어난 6조1490억원이다. 다만 지난해 대규모 수수료 인하 단행으로 수수료수익이 전년(1589억원)보다 7.2%가 줄어든 1474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전년 대비 2034억 늘어난 1조2118억의 당기순익을 시현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이자이익이 2조7980억원으로 전년(2조7320원)보다 2.4% 올랐다. 수수료 수익도 전년(4283억원)보다 1.8% 오른 4359억원이다.

결국 4조원대의 현대건설 매각차익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할 경우 NIM 증가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에 의존한 측면이 크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은 투자은행이 아닌 상업은행 성격이 짙어 이자수익 비중을 클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자수익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비이자수익으로 다변화시킬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적으로는 커버드본드 활성화 법안이 마련되면 은행들이 대출자산을 유동화시키면서 수수료 수익을 늘릴 수 있게 된다"며 "은행 자체적으로도 무료서비스나 다름없는 PB시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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