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척간두 정치테마주-3] "후진적 한국증시의 단면"
[백척간두 정치테마주-3] "후진적 한국증시의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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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세력 포착" 발표에도 '투기적 매수' 여전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정치테마주에 대한 금융당국의 '전면전' 선포에도 불구하고 정치테마주는 국내 증시 총 거래량의 25%를 차지할 만큼 '광풍' 그 자체다. 

전문가들은 정치테마주가 일반 투자자들의 '투기적 매수'를 기반으로 존재하는 만큼 감독당국의 규제 조치만으로는 역부족이며, 결국 투자자들의 인식전환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치테마주 관련해 각종 대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8일 금융위원회에서는 각종 테마주와 악성루머 유포자의 신속한 제재를 위해 증권선물위원회 긴급조치권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는 9일 하루동안 정치테마주의 주가를 떨어뜨렸지만 약발은 단 하루에 그쳤다.

같은날 신설된 테마주 특별조사반도 이달 9일 "바른손 등 정치테마주에 작전 세력이 돌고 있다는 증거를 잡았다. 2월 중 작전세력의 일부를 밝히겠다"고 나섰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았다.

실제 작전세력의 주 활동무대로 지목된 바른손은 9일 하한가로 마감했지만 11시까지는 오히려 매수가 몰리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또 9일 상한가 종목 60곳 중에 14곳이 정치테마주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조작 세력 적발이 정치테마주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여타 정치테마주에서 주가조작 세력을 찾아내겠다는 방침이지만,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기는 미지수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작전세력이 적발된 종목의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상승을 제한할 수는 있지만 주가 급등세가 다른 테마주로 옮겨붙는 '메뚜기 장세'가 연출될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또한 작전세력이 여러 테마주를 옮겨다니며 개별종목 주가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작전세력을 적발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거래량 폭증은 일반 투자자들이 관련된 것이라 쉽게 진정시키기 어렵다"며 "일반 투자자들에게 정치테마주라고 해서 무조건 매매를 못하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더욱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도 정치테마주의 위험성은 이미 다 알려져 있는만큼 일반투자자들의 인식전환만이 해답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언젠가 정치테마주는 폭락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그저 '나는 괜찮겠지' 라는 생각으로 폭탄돌리기를 하고 있다"며 "결국 피해를 입는 것은 개미투자자들"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정치테마주에 대한 투기적 수요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후진적 면모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주식시장에서 투기적 요소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본질적으로는 장기적인 가치에 투자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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