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외국인vs기관 '희비'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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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용등급 강등 이후 기관 '판정승'

[서울파이낸스 김정주기자]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서로 정반대 매매 행보를 걷던 기관과 개인·외국인의 희비가 엇갈렸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5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투자자별 매매현황을 분석한 결과 개인과 외국인은 전기전자와 제조업을 가장 많이 매도한 반면 기관은 이들 업종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이 기간 동안 개인과 외국인은 전기전자를 각각 3조4698억원, 2조2816억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기관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5조5024억원 어치 매수했다. 제조업은 개인이 3조3903억원, 외국인이 3조3720억원 매수한 반면 기관은 6조2516억원 어치 사들였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기관의 선택이 현명했다. 업종지수가 20.41% 오르는 등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제조업은 1.80% 떨어져 기관이 패했다. 그러나 낙폭이 크지 않아 저가매수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은 코스피지수가 1800선 이하이면 보통 매수를 한다"며 "제조업의 경우 유럽 재정위기의 변수가 계속 반영될 내년 상반기 까지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기투자 경향이 강한 기관의 저가매수 전략이 계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8월 금융혼란 이후 현재(22일)까지 지수가 오른 업종은 전기전자와 전기가스, 통신업종 뿐인데 모두 기관만 순매수했다. 하반기 폭락장 속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펼친 덕분에 이제는 차익실현까지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연기금의 경우 은행과 증권을 제외한 모든 업종을 사들였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업종에 투자했으나 유독 금융주만 어둡게 전망한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은행과 증권업종에 피해가 집중된 것이 원인이라는 해석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유로존 부채위기가 터지기 시작한 이후로 전체 증시를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다"며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이 불안한데다 9월 증권업계의 대규모 유상증자와 헤지펀드 출범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이 헤지펀드에 자금을 쏟아붓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글로벌 금융불안의 중심에 '은행'이 있다는 점에서 국내 은행주 역시 부정적이기는 마찬가지다. 강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국내은행의 상관지수가 80% 정도 되므로 글로벌 위기에 은행이 동조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유럽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일 때까지 연기금의 매도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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