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전문가들 "역대 최고 '北風'…분할매수 기회"
[김정일 사망] 전문가들 "역대 최고 '北風'…분할매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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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증권팀] 더 이상 충격은 없을 줄 알았던 증시에 메가톤급 악재가 덮쳤다. 19일 오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시장에 전해진 뒤 각종 지수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된 투자자들은 하루 종일 증권사에 전화를 걸며 보유 중인 주식을 만지작거렸다.

증권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번 북한발 악재가 과거와 마찬가지로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상황이 전과는 다르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 "'진짜' 북풍, 과거와는 다르다"

과거에도 소위 '북풍'이 불면 주식시장은 대부분 재빠르게 반등세를 시현한 경우가 많았다. 단기적인 충격에 이은 반전장이 펼쳐지며 저가매수에 나섰던 투자자들에게는 기회로 작용하기도 했다.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도 증시는 장중 잠깐 조정을 거친 뒤 오히려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이번 김정일 사망은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 북한의 정치적 리더십이 확고히 정립되지 않은데다가 국내 경제도 깊은 불황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증권가에서 과거의 대북리스크를 사례로 드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며 "가장 많이 예로 들고 있는 1994년 김일성 사망 때와는 외환시장개방 정도, 긍정적 흐름의 국내 경기 등 국내외 경제사정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현재 김정은은 너무 젊고 김정일 때만큼의 확고한 입지도 없는 것으로 보여 위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최소한 1700선 밑으로 내려가야 매수를 논할 만하며 현재 시점에서 대북 리스크를 안고 매수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김일성 사망 당시에는 김정일 후계 체제가 공고했으나 근데 지금은 그렇지않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더한 변수로 해석해야 한다"며 "1월까지는 투자심리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김정은 정권이 조기에 안정을 찾을 경우 이전의 대북이슈 때보다는 불안감은 좀더 커지겠지만 악영향은 단기적일 것"이라며 "반대로 북한 내부의 불안정성이 커질 경우 한반도내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고, 개성공단사업과 같은 대북사업도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 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탈로 주가 하락, 환율 상승, 채권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단기적으로 코스피 1700선, 달러-원 환율 1200원선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단기하락은 매수기회, 외국인도 같은 시각"

여러 부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투자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낙관론'도 여전하다. 과거 여러 악재가 터졌을 때마다 소극적인 투자로 많은 기회를 놓친 경험이 시장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CIO(최고운용책임자)는 "중국의 세계 정치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 확대로 돌발적 상황 발생 확률은 낮다"며 "미국과 유럽의 이란 제재 문제가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동아시아 안보 문제는 선진국 정치권에 매우 중요한 문제로 인식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유럽 재정위기 등 기존의 투자심리 변동성 요인에 북한 문제가 곂??있으나 이를 분할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단기적 주가 하락은 원화가치의 상대적 약세와 함께 이머징 또는 미국에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에 추가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도 "김정일 사망 뉴스가 보도된 시점을 전후로 한 외국인투자가의 매매동향에서도 특이한 반응은 없다"며 "현물시장에서는 기존 매도세를 유지했으며 선물시장에서는 오히려 큰 폭의 매수우위로 전환"했다고 지적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도 "북한이 김정일 사망 소식을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는 점을 보면 내부통제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과거 사례로 보면 북한 소식 발생 후 지수는 빠르게 추세로 복귀한 경우가 많고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별다른 코멘트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지정학적 논리로 시장에 충격이 있을 때마다 단기 충격 후 펀더멘탈 논리로 시장이 회귀했다"며 "이번 하락장은 중기적으로 본다면 매수기회가 되며 추가 조정 가능성이 있는 만큼 분할매수를 권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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